중국, 대만 실효지배 섬 인근서 상륙훈련...대만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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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만 실효지배 섬 인근서 상륙훈련...대만 노리나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0.05.2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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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모 동원 대규모 훈련…전문가들 "미국과 대만 차이잉원 총통에 대한 경고"

중국이 항공모함을 동원해 대만이 실효 지배하는 남중국해 섬 인근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특히 대만에서 지난 20일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집권 2기를 시작한 상황에서 중국군이 이처럼 대규모 군사훈련을 전개하자 대만 측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 랴오닝함 항모전단. 사진=SCMP
중국 랴오닝함 항모전단. 사진=SCMP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5일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이 남중국해에서 전투 준비태세 점검을 위한 훈련을 벌인다고 보도했다.

중국군 소식통은 SCMP에 "항모 전단이 프라타스 군도(둥사군도·東沙群島) 인근을 항행해 대만 남동부의 필리핀해에서 군사훈련을 할 것"이라면서 "랴오닝(遼寧)함과 산둥(山東)함 2척 모두 참여할지, 아니면 한 척만 참여할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랴오닝함과 산둥함은 현재 중국군이 보유한 2척의 항모이다. 랴오닝함은 중국이 우크라이나에서 수입한 항모를 개조해 지난 2012년 취역시켰고 산둥함은 자체 건조해 지난해 말 취역시킨 중국 최초의 독자 항모다.

200여 명의 대만군이 배치된 프라타스 군도는 산둥함이 배치된 하이난다오(海南島)와 바시해협의 중간 지점에 있는 섬이다. 중국 해군이 태평양에 진출하려면 이곳을 거쳐야 하는 만큼 중국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매우 중요한 곳이다.

중국군은 프라타스 군도에서 서남쪽으로 600㎞ 떨어진 하이난(동샤)에서 상륙함, 공기부양정, 헬리콥터, 해병대 등을 동원한 대규모 상륙 훈련을 전개할 예정이다.

대만에서 지난 20일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집권 2기를 시작한 상황에서 중국군이 이처럼 대규모 군사훈련을 전개하자 대만 측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대만 군사 전문가 츠러이(Chi Le-yi)는 "상륙 훈련은 대만 공격을 위한 준비로 보일 수 있다"면서  "이러한 대규모 해상훈련은 중국이 해당 지역 전체를 군사화하려는 계획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일본 교도통신도 이달 초 보도에서 은 중국군의 이번 상륙 훈련이 프라타스 군도 점령을 가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른 의견도 있다. 중국이 남중국해 인공섬을 조성하고 활주로를 건설한 만큼 프라타스와 타이이핑 섬의 전략적 중요성이 떨어졌다는 군사전문가들의 의견도 있다. 

특히 중국군 내부 소식통은 SCMP에 "대만군 단 200명이 주둔하는 작은 섬을 점령하기 위해 항모를 보내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상륙 훈련은 중국군의 일반 훈련의 하니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루 리 스 전 대만해군사학교 교관은 "중국군이 인근 남중국해에 길이 3km 활주로와 군사시설 등을 갖춘 8개의 인공섬을 조성한 상황에서 프라타스 군도의 전략적 중요성이 이전보다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만군은 프라타스와 타이이핑 섬에 전투기를 주둔시키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규모 군사훈련이 '하나의 중국'을 부정하는 차이잉원 총통과 이를 지지하는 미국에 대한 경고로 읽힌다.

베이징의 군사 전문가 쑹중핑(宋忠平)은 "이번 군사훈련은 11주간 보하이만에서 계속되는 군사훈련의 연장선일 것"이라면서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미국을 향해 인민해방군이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에 있어 태세를 잘 갖추고 있다는 경고를 보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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