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금속 구리 웃을까..BofA 올해 가격 전망 상향은 성급한 낙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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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금속 구리 웃을까..BofA 올해 가격 전망 상향은 성급한 낙관론?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0.06.02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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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CC는 구리 수요 5.4% 하락, 공급은 올해와 내년 100만t 과잉 예상

미국 투자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산업 기초 소재인 구리 가격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세계 최대 구리 소비국인 중국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면서 산업활동을 재개하자  구리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을 반영한 것이다. 중국은 전세계 구리 소비량의 50% 이상을 쓰는 소비대국이다.  구리 가격은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에 힘입어 4월과 5월 2개월 연속 상승했다.  구리는 전산업에 고루 쓰여 그 소비량으로 경기상황을 판단할 수 있어 '박사금속'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번에 이런 별명이 효험을 발휘할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구리가격 추이. 사진=광물자원공사/런던금속거래소
구리가격 추이. 사진=광물자원공사/런던금속거래소

1일(현지시간) 미국 CNBC 보도에 따르면 BofA는 지난달 29일 보고서에서 미국과 중국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지만 구리수요는 증가할 것이라면서 올해 구리 목표가격을 지금보다 5.4% 높은 t당 5621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BofA는 내년 목표가는 t당 6250달러로 이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중국의 경기회복, 추가 재정·통화정책 기대감으로 이미 구리 가격은 2개월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달 29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t당 5332.25달러까지 올랐고 1일에는 5376.5달러를 기록했다.

구리 가격은 3월 후반 t당 4617.50달러까지 추락하는 등 코로나19에 따른 심각한 경기침체 요인 탓에 하락해 올들어 13% 넘게 떨어졌다. 이후 구리가격이 상승세를 타면서 일각에서는 '구리시장은 코로나19를 잊었는가'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중국 베이징 공자 사원의 복을 비는 구리 문고리. 사진=마이닝닷컴
중국 베이징 공자 사원의 복을 비는 구리 문고리. 사진=마이닝닷컴

구리는 산업 핵심소재라는 점 때문에 가격 변동이 세계 경제 전망의 풍향계 역할을 한다. 이때문에 구리 가격 목표치 상향은 세계 경제 회복 기대감이 높아졌음을 시사한다.

BofA는 보고서에서 "올해 기본 시나리오인 전세계 국내총생산(GDP) 4.2% 감소가 현실화하면 전세계 구리 소비는 전년에 비해 18% 감소할 것"이라면서 이 정도 감소폭은 광산업체 등에 심각한 충격을 몰고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BofA는 이 정도 규모의 감소가 가능한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서구 경제가 중국처럼 급속히 회복하지는 못히겠지만 코로나19 봉쇄 완화 조처들이 전세계에 걸쳐 구리 수요 증가를 이끌어낼 것으로 보고서는 기대했다.

보고서는 "현 경기침체는 여러 방면에서 일반적인 침체와는 크게 다르다"면서 "침체의 진앙이 제조업이 아니라 서비스업이며, 각국 정부가 인상적인 재정부양책을 들고 나왔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중국간 긴장 고조가 경기회복세를 좌초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월 중국과 맺은 무역협상 1단계는 파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일단 그 가능성인 수면 아래로 숨은 상태이다.

시장은 또 리커창 중국 총리가 지난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필요할 경우 추가 재정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힌 점을 들어 중국의 추가부양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구리가격 낙관론은 시기상조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독일 투자은행 코메르츠방크가 대표 회의론자다.코메르츠방크는 지난달 28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최악의 다가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의 초점은 전 세계의 침체보다는 중국의 회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코메르츠방크는 "우리가 보기에는 최악이 다가올 것이며 낙관론은 시기상조"라고 일침을 가했다.

국제구리가공생산자협회(International Wrought Copper Council, IWCC)도 같은 생각이다. 로이터통신과 광산전문매체 마이닝닷컴의 지난달 29일 보도에 따르면, 주요 구리 생산국의 생산 차질로 올해 구리공급은 4% 줄 것으로 예상된다. 구리 정련품 생산이 2.4% 감소할 것으로 마이닝닷컴은 예상한다.

IWCC는 한술 더 뜬다. 올해와 내년을 합쳐 약 100만t의 공급과잉을 예상한다.공급 과잉 규모는 올해 28만5000t, 내년 67만5000t으로 예상한다.

IWCC는 올해 전세계 구리 소비량 즉 수요는 최대 5.4%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유럽이 6.4% 감소하고 북미지역이 6.9%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급과잉에 수요감소가 겹치면 결론은 뻔하다. 가격 급락이다. BofA의 가격 전망이 미래를 낙관하고 썼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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