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석유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시장 점유율이 현재 11.6%에서 오는 2025년 15%로 높아질 것이라는 미국 투자은행 분석가의 전망이 나왔다. 사우디가 이끌고 있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점유율도 현행 33%에서 40%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저유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석유업체들이 탐사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사우디를 견제한 미국 셰일업체들도 투자를 줄인 결과 산유량을 쉽게 늘리지 못하는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는 브렌트유 기준으로 앞으로 2년 안에 배럴당 60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의 크리스티안 말렉(Christyan Malek) 분석가는 12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에 "사우디는 비OPEC과 미국의 산유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시장 점유율 싸움에서 수위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건은 올해 세계 원유 수요가 당초 예상치보다 900만 배럴 적은 하루평균 9100만 배럴에 그치고 내년 11월에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인 1억 배럴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건은 소비패턴의 변화로 앞으로 10년 동안 원유수요가 당초 예상치보다 하루 300만 배럴감소하도록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공급은 신규 생산 투자 감소와 기존 유전 폐쇄로 하루평균 500만 배럴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건은 "최저 생산비와 최대 생산능력을 갖춘 사우디는 이 틈을 차지하기에 최적의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 원유 공급 시장에서 사우디의 점율은 현재 약 33%에서 오는 2025년 40%에 오르면 최고치를 기록한 2016년 39%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저유가 지속 속에 사우디와 OPEC은 기타 산유국들이 탐사와 개발 예산을 대폭 줄인 상황을 유리하게 이용하는 반면, 미국의 셰일생산은 2030년에도 2020년에 비해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JP모건은 예상했다.
JP모건은 2010년대 급증한 미국 셰일오일 산유량은 올해 하루평균 1090만 배럴에서 2030년에도 1100만 배럴 수준에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셰일업계는 조만간 생산 감축을 완화하겠지만 고갈속도가 가파를 것이며 다른 지역의 전통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감축은 앞으로 몇 년 안에 '공급 경색'으로 이어질 것으로 분석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노르웨이 에너지 컨설팅회사 리스타드에너지(Rystad Energy)에 따르면, 올해 석유와 가스에 대한 전세계 지출은 지난해보다 29% 감소한 3830억 달러로 역대 최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공급부족을 염려하고 있다. IEA는 지난달 내놓은 보고서에서 "석유 투자가 올해의 축소된 수준에서 개선되지 않는다면 오는 2025년께 이전에 예상된 공급량을 하루 약 900만 배럴 줄여 수요가 이전 코로나19 위기 이전으로 회복하기 시작한다면 더욱 빠듯한 명백한 시장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