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장 "한국정부도 북한에 대담한 벼랑끝 전술 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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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장 "한국정부도 북한에 대담한 벼랑끝 전술 펴야"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0.06.17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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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연 북한센터장, '2015년 ‘DMZ 목함지뢰사건’의 교훈 분석 제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17일 장문의 담화를 발표해 최근 문재인 대통령 연설을 폄훼하고 북한군 총참모부도 접경지역 부근의 각종 군사훈련 재개 등의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한국 정부도 북한에 대해 ‘벼랑끝전술’을 대담하게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정성장 센터장은 "한미연합군사훈련과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 카드 등으로 북한을 압박하면서 김여정의 선택이 북한에 부메랑이 돼 돌아갈 것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깨닫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정성장 센터장은 이날 발표한 '북한의 대남 강경 드라이브와 2015년 'DMZ 목함지뢰사건'의 교훈'이라는 분석자료에서 이같이 조언했다.정성장 센터장은 한국의 대표 북한 전문가로 꼽힌다.

정 센터장은 우선, 북한 군부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인 개성공단 내 한국 공장시설들과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철거하려고 했으나 진전을 보정지 못한 금강산 내 남한 관광시설 철거에 신속하게 착수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어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를 복구하고 서해와 동해 포사격과 미사일 발사 실험, 군사분계선 일대 군사훈련도 재개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 센터장은 "이처럼 북한이 기존의 남북합의를 파기하고 남한당국을 조롱하며 대남 적대의식을 드러내면서 군사적 긴장을 높여가는 상황에서 정부가 나약하거나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고 주문했다. 그는 북한의 일방적인 강경 드라이브와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 경쟁으로 당분간은 정부가 어떻게 대응하든 남북관계 악화는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개성공업지구 현대아산 계획안. 사진=현대아산
개성공업지구 현대아산 계획안. 사진=현대아산

정 센터장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2015년 8월 ‘DMZ 목함지뢰사건’ 발생시 당시 정부가 북한에 보인 단호한 대응으로부터 교훈을 얻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DMZ의 우리측 지역에 설치한 목함지뢰에 의해 우리 군 부사관 2명이 중상을 입었을 때 당시 한국 정부는 11년 만에 대북 확성기를 통한 심리전 방송을 재개했다.

우리 군은 2004년 6월 4일 2차 장성급 군사회담 이후 최전방 대북 확성기 방송시설을 철거했다.  2010년 3월 천안함 피격사건 이후 군사분계선(MDL) 일대에 확성기 방송시설을 재구축했으며, 2015년 북한의 DMZ 지뢰도발 직후 방송을 재개했다가 같은 해 중단했다. 이후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으로 방송을 개시한 전례가 있다.

육군 9사단 교하소초 장병들이 지난 2018년 5월1일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 인근에 설치된 고정형 대북확성기를 철거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육군 9사단 교하소초 장병들이 지난 2018년 5월1일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 인근에 설치된 고정형 대북확성기를 철거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이에 북한은 '준전시상태'를 선포하면서 강경 대응했지만 한국 정부의 단호한 태도에 결국은 북한 당중앙위원회 대남비서와 남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간의 접촉을 제안했다. 

한국 정부가 북한군 총정치국장도 회담 테이블에 나올 것을 요구해 결국은 ‘2+2 남북고위급접촉’이 성사됐고 북한의 ‘유감’ 표명을 받아내는 데까지 이르렀다. 

정 센터장은 "이 같은 사실은 한국 정부도 북한에 대해 ‘벼랑끝전술’을 대담하게 구사할 필요성이 있음을 잘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정 센터장은 "정부는 북한이 왜 문재인 정부에 대해 실망을 느끼고 냉전시대의 남북관계로 돌아가겠다는 일방주의적인 결정을 내리게 됐는지, 우리의 비핵화 정책과 대북정책에 문제점은 없는지, 기존의 정책을 냉정하게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필요도 있다"변서 "그래야 문재인 정부의 남은 기간 상황의 근본적인 반전과 남북관계의 회복이 가능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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