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갔던 신라젠, 상장 폐지 갈림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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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갔던 신라젠, 상장 폐지 갈림길에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0.06.20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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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문은상 대표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상장폐지 최종결정까지 길면 2년 6개월 걸려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2위까지 차지한 바이오기업 신라젠이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됐다. 바이오 벤처기업의 성공신화를 쓴 문은상(55) 전 대표가 구속 기소된 가운데 회사마저 상장 폐지의 갈림길에 섰다. 상장 폐지 최종 결정까지는 길면 2년 6개월이 걸린다. 심사 결과에 따라 약 17만 명에 이르는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은 휴지조각으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구속기소된 문은상 신라젠 대표
구속기소된 문은상 신라젠 대표

2006년 설립된 신라젠은 면역 항암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기업으로 설립 10년 만인 2016년 12월6일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지난해 기준 소액주주 수는 16만 8778명이다. 시가총액은 8665억 원이었다. 신라젠 주가는 항암치료제 ‘펙사벡’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고공 행진을 했지만 지난해 8월 임상시험 중단 사실이 알려지면서 폭락했다.

신라젠 로고
신라젠 로고

한국거래소는 신라젠을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했다고 19일 공시했다. 이에 신라젠은 당일 이 사실을 알리는 안내문을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향후 경영개선 계획과 연구개발에 관한 전반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적극 대응해 거래 재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는 회사의 상장 유지에 문제가 있는지를 종합해서 따지는 과정이다. 거래소는 일정 규모 이상의 횡령·배임 혐의가 확인된 이후 기업의 계속성, 경영 투명성, 시장 건전성 등을 종합으로 고려해 상장폐지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해당 기업의 상장폐지를 심의·의결할 수 있다.

거래소는 지난달 4일부터 신라젠의 주식 거래를 정지하고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하는지 검토했다. 거래소는 다음달 10일 이내에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상장폐지나 개선기간 부여를 결정한다.

신라젠이 이 기간 안에 개선계획서를 내면 제출일로부터 20영업일 이내로 심의가 연기된다.

기업심사위 심의 결과 상장폐지가 결정되면 이후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상장폐지 또는 개선기간 부여 여부를 심의·의결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코스닥시장위에서 상장폐지가 의결되더라도 회사 측이 이의신청하면 코스닥시장위의 심의가 다시 열린다.

모두 3번의 심의를 거칠 수 있다. 이에 따라 신라젠의 최종 상장폐지는 최장 2년 이상 걸릴 수 있다.

반면 개선기간을 부여하는 쪽으로 심의 결과가 나오면 개선기간 종료 이후 다시 기업심사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한다. 심의 결과 상장 적격성이 인정되면 매매 거래 정지가 해제된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8월 ‘임상시험 실패’ 관련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대량으로 팔아치운 문 전 대표 등 신라젠 경영진의 수사를 검찰에 의뢰했다. 문 전 대표는 적격성 실질심사를 일주일 앞둔 지난 11일 대표이사직에서 사퇴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 서정식)도 지난달 29일 신라젠 상장 이전에  ‘자금 돌리기’ 방식으로 350억 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취득했다며 배임 혐의로 문 전 대표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팔았다며 재판에 넘긴 이는 신모(49) 전무이사뿐이었다.

검찰은 문 전 대표, 이용한(56) 전 대표, 곽병학(56) 전 감사는 주식 매각 시기(2017년 12월~2018년 1월)와 임상시험 관련 악재성 미공개 정보가 생성된 시점(지난해 3월) 등을 감안하면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는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정숙 기자 kontr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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