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P가 '석유화학 사업' 파는 이유... '저탄소 전환에서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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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P가 '석유화학 사업' 파는 이유... '저탄소 전환에서 성공'
  • 육도삼략365
  • 승인 2020.06.30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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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네스에 50억 달러에 매각...재정강화, 구조재편 전략

세계 2위 석유업체이자 영국 최대 기업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석유화학 사업을 매각했다. 오는 2050년 순탄소배출량 제로 목표 달성을 위해 저탄소쪽으로 사업 방향을 바꾸려는 장기 개편안의 하나로 받아들여진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도 대비해 자산을 팔아 재정을 튼튼히 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BP로고. 사진=BP
BP로고. 사진=BP

BP는 29일 홈페이지에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글로벌 석유화학 사업을 영국 이네오스(INEOS)에 총 50억 달러(약 6조 25억 원)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네오스는 계약금 4억 달러를 먼저 지불하고, 연말까지 36억 달러를 추가로 BP에 지급한다. 나머지 10억 달러는 내년 3월과 4월, 5월 3회 분할 지급한다.

BP는 중국, 유럽, 미국에 걸쳐 있는 아로마틱스와 아셀티스 사업 14개 제조현장·공장 등을 이네오스에게 넘긴다. BP는 지난해 기준으로 970만t 가량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했다. 아로마틱 사업은 폴리에스테르 플라스틱 제조의 핵심 원료인 정제테레프탈산(PTA)과 파라자일렌(PX) 등을 생산하는 분야다. PTA와 PX는 합성섬유, 건축자재, 기계부품소재 등에 쓰인다. 아세틸스 사업은 아세트산 등을 생산하는 부문이다. 

이번 매각으로 이네오스에 옮겨가는 근로자는 1700여명으로 예상된다.

BP 공장의 석유화학제품 저장탱크. 사진=BP
BP 공장의 석유화학제품 저장탱크. 사진=BP

BP는 “올해 말께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아 거래를 완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BP는 "이번 매각은 BP를 재정비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라면서  “BP의 재무상황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라이언 길바리 BP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번 거래로 BP는 계획보다 1년 일찍 자산매각 목표치를 달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영국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BP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심각한 재정 타격을 입어 재정 강화 움직임에 들어갔다”고 분석했다. 세계 석유업계는 코로나19에 따른 수요감소로 저유가의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월 배럴당 60달러 선에 거래됐던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근월물은 29일 38달러 선에 거래됐다.

 BP는 주요 석유회사 중 규모 대비 부채 수준이 가장 높은 회사다. BP는 지난 4월 부채비율(기어링)이 리스를 포함해 40%로, 전 분기(35%)보다 올랐다고 발표했다. BP는 부채비율을 20~30%로 낮추는게 목표다. 이를 위해 내년 중반까지 150억달러 규모 자산을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버나드 루니 BP CEO.사진=BP
버나드 루니 BP CEO.사진=BP

버나드 루니 BP 최고경영자(CEO)는 “석유화학사업은 BP의 나머지 사업들과 전략적으로 크게 겹치지 않는다”면서  “이 때문에 이 사업을 성장시키려면 상당한 자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루니 CEO는 "더 집중되고 통합된 BP를 구축하기 위해선 (석유화학부문 육성이 아니라) 다른 기회를 찾는게 미래 방향에 더 부합한다고 봤다”면서 "오늘 합의는 에너지 전환을 통해 경쟁하고 성공할 수 있는 BP를 건설하는 데 한 걸음"이라고 자평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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