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보리, 중국 수출 급증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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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보리, 중국 수출 급증하는 이유
  • 박고몽 기자
  • 승인 2020.07.06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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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호주 관계 악화로 맥주 사료용 캐나다산 수입 급증

캐나다산 보리의 대 중국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의 대중 압박 대열에 동참한 호주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자 캐나다가 수혜를 입는 것이다. '타인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 되는 형국이다.  중국에 보리를 수출하는 국가로는 최대 수출국 호주와 캐나다, 유럽의 프랑스 등이 있다. 중국은 캐나다산 등의 보리를 수입해 맥주나 사료용으로 써왔다.

캐나다산 보리는 호주산에 비해 단백질 함유량이 많아  발효과정에서 맥주의 향과 거품을 유지하는 것을 돕는다고 한다.

캐나다의 광활한 보리밭. 캐나다는 호주에 이어 중국에 두 번째로 보리를 많이 수출하는 국가다. 사진=캐나다보리협회(Barley Council  of Canada)
캐나다의 광활한 보리밭. 캐나다는 호주에 이어 중국에 두 번째로 보리를 많이 수출하는 국가다. 사진=캐나다보리협회(Barley Council  of Canada)

캐나다의 금융시장 전문 매체 파이낸셜포스트(Financial Post. 이하 FP)는 지난 3일(현지시각)  중국의 맥주시장이 중국과 호주간 반목 속에 캐나다산 보리 수출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곡물위원회(Candian Grain Commission)에 따르면, 지난 5월 캐나다가 중국에 수출한 보리는 17만 5500t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38% 증가했다.

캐나다의 보리 수출이 늘면서 중국 수출을 위한 보리 면적도 10여년 사이에 최대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캘거리의 홍보회사인 '프로마켓 커뮤니케이션스'의 에럴 앤더슨 대표는 "추가로 생산되는 보리는 중국 맥주업계와 사료업계가 모두 소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앤더슨 대표는 "불행히도 호주에게 일어나는 일은 캐나다에 혜택을 주고 있다"면서 "중국이 보리시장에 들어온다면 추가 재배면적은 쉽게 소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2위의 보리 수출국인 캐나다는 이미 중국 맥주시장에서 점유율을 더 넓히기 위해 애써왔다. 캐나다 앨버타주 보리농가를 대변하는 비영리 단체 '앨버타 발리'의 톰 스티브 전무이사는 "보리를 더 많이 수출하려는 캐나다의 노력은 성공했다"면서 "심지어 중국과 호주 간 다툼 이전에도 지난 몇년 동안 가뭄 탓에 호주의 생산량이 줄면서 캐나다는 연간 약 150만 톤의 보리를 수출했다"고 말했다. 

캐나다가 중국 보리 시장을 장악할지는 미지수다. 유럽의 수출강국 프랑스가 시장을 노리고 있는 데다 화웨이 멍완저우 최고재무책임자(CFO) 체포 이후 양국관계가 껄끄럽기 때문이다. 언제든지 중국이 보복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우선 중국 보리시장을 넘보는 것은 비단 캐나다뿐이 아니다. 프랑스도 있다. 프랑스도 중국의 호주 덤핑 관세 부과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 컨설팅회사인 곡물시장 연구소 '스트라떼지 그랭(Strategie Grains)은 6월 보고서에서 이번 시즌 유럽연합(EU)의 대 중국 보리 수출이 6%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FP는 지난 몇 주 동안 프랑스에서 선적된  중국행 사료 및 맥주용 보리가  다수 출하됐다고 전했다. 

이 덕분에 유럽과 캐나다의 보리 가격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캐나다 축산장비 업체 Farmco 통계에 따르면, 캐나다 서스캐처원 사료용 보리 가격은 5월 이후 8% 이상 올랐으며 현재는 지난해 7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과 캐나다 관계가 멍완저우 부사장 체포 이후 팽팽한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불확실성 요인다. 캐나다가 멍완저우를 체포한 데 대한 보복으로 중국은 지난해 캐나다 카놀라 수출업체 두 곳의 라이선스를 '질병'과 '통관' 문제를 이유로 중단했다. 캐나다는 세계 최대 카놀라유 수출국이다.

앤더슨 대표는 "중국은 카놀라는 암살 명단에 올렸으나 보리는 정치 탓에 선택하지는 않았다"고 전했지만 중국의 마음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 clement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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