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웨이크섬 대규모 활주로 …중국의 A2AD 방패 뚫는 미국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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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웨이크섬 대규모 활주로 …중국의 A2AD 방패 뚫는 미국의 창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0.07.11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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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최근 태평양의 자국령 웨이크 섬에서 대규모 활주로 확장 공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북한의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에 대응한 효과적 공중투사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괌킬러라는 탄도미사일 둥펑(DF)-26과 괌과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둥펑-41을 개발해 배치해놓고 있다. 

웨이크 섬은 미국 하와이에서 서쪽으로 약 3700km, 괌으로부터 동쪽으로 약 2430km, 일본 도쿄 남서쪽으로 약 3204 km 떨어진 해안선 길이 19km인 환초 섬이다. 일본과 하와이 사이에 있는 미국의 전략 요충지다.  2차 대전 당시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한 이후 미국과 일본이 격전을 벌인 현장이다.

대만 카오슝 해군사관학교 전 교관인 루리쉬()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웨이크섬은 중국인민해방군 미사일의 첫 번째 표적인 하와이섬과 그다음 목표인 미국 본토의 완충판"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필리핀에서 하와에 이르는 태평양에 다층의방어시스템을 구축하고 괌이 제2 방어선의 핵심역할을 하는 전략을 갖고 있다.

태평양 미국령 웨이크섬 상공을 F-35B 스텔스전투기 편대가 비행하고 있다. 사진=VOA
태평양 미국령 웨이크섬 상공을 F-35B 스텔스전투기 편대가 비행하고 있다. 사진=VOA

미국의소리방송(VOA)은 민간 위성분석업체인 플래닛 랩스가 지난달 30일 촬영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이 섬에서는 현재 대규모 활주로 확장 공사가 진행 중이라고 지난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최근 3년 간 동일 지역 위성사진들과 비교할 때, 올해 초 대규모 활주로 공사(주요 활주로 길이 2.98km)가 이뤄져 개보수를 마쳤고, 화물을 싣고 비행기 방향을 틀기 위한 구역이 추가됐다.  2017년 미 국방수권법에 반영된 웨이크 섬 내 지원시설 확충예산은 1117만 달러였다. 최근 7년 간 내역에서는 ‘웨이크 섬 단계적 도입’이라는 항목에 약 2억 달러가 시설 운용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월러스 그렉슨 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지난 6일 VOA에, 중국과 북한 등 역내 적성국들이 실전 상황에서 괌과 하와이 주요 공군기지를 타격하는 것에 대비한 위험 분산 셈법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공격 측면에서도 B-52 전략폭격기 본토 재배치를 시작으로 최근 미 공군이 새로 공표한 역동적 병력 전개의 일부라고 그렉슨 전 차관보는 말했다.

기존 공중전력의 상시 전진배치에 따라 적성국의 공격에 따른 취약성을 노출시키기 보다는 미국이 선택하는 시기와 속도에 따라 이 같은 환초 섬들을 임시 중계지로 연계하면서 효과적 투사가 가능하도록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민간위성분석업체인 플래닛랩스가 6월30일 촬영한 웨이크섬 활주로. 3년 전과 비교해 주요 활주로의 개장공사가 최근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 사진=플래닛랩스/VOA
미국의 민간위성분석업체인 플래닛랩스가 6월30일 촬영한 웨이크섬 활주로. 3년 전과 비교해 주요 활주로의 개장공사가 최근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 사진=플래닛랩스/VOA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웨이크 섬을 포함해 마셜제도 등 최근 태평양 환초 섬들의 활주로 확장 공사는 B-52 전략폭격기 비행에 요구되는 긴 활주 특성과 연계돼 있다고 분석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구식 폭격기들은 1.5km로 충분했지만 완전무장한 B-52 등 현대 전략폭격기는 2.98km 이상의 활주로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과거 괌이나 알래스카 기지에서 출격하는 방식을 채택했지만 최근 미 본토에서 전략자산을 전개하는 전략 변화에 따라 2.98km 이상의 활주로를 보유한 중간 기착점들을 다수 확보할 필요가 생겼다고 베넷 선임연구원을 설명했다.

또 이 같은 중간 기착지 활용에 따라 북한과 중국이 어느 시점에 미국이 공격할지를 판단하기 어렵게 만드는 선제적 기습 각인 효과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해양전략 전문가인 제임스 홈즈 미 해군참모대학 교수는 "북한의 괌 타격 셈법에 따른 측면은 장기적 과제의 성격이 짙다”면서  “당장은 대중국 전략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 인민해방군의 전통 군사전략은 미국의 역내 진입을 막는 A2AD에 기초해 미군과 동맹국의 공군기지에 대한 미사일 공격에 맞춰져 있는데  미군은 운용할 수 있는 활주로 선택지를 다양화하고 개선함으로써 중국에 대해 작전 복원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명백히 하기 위해 역내 임시 활주로 확충을 시도하고 있다고 홈즈 교수는 분석했다.

싱가포르 난양공대 라자라트남국제관계학과의 연구교수인 콜린 고 안보전문가는 SCMP에 "웨이크섬 업그레이드는 중국의 미사일 능력 증강을 감안할 때 중국군과의 잠재 분쟁 대비의 하나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콜린 고는 "이 섬은 중국의 잠수함들이 제 1차 방어섬 사슬을 뚫고 괌에 미사일을 내던질 때 중요한 방어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웨이크섬은 미군이 중구군으로부터 직면한 작전상의 도전을 해결할 만병통치약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괌이 작전불능상태에 빠질 경우 전진 배치 미군의 대안 활동 무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정 기자  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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