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막히자 신용대출 3조 급증...풍선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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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막히자 신용대출 3조 급증...풍선효과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0.07.12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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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은행 가계대출 '역대최대 증가'

지난 6월 은행권의 대출이  8조 원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구입과 전세 자금 마련을 위한 관련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도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특히 초저금리로 이자 부담이 낮아지면서 심지어 30대 등 젊은층이 신용대출로 주택구매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부동산 시장의 광품이 절정에 도달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기업들이 은행에서 받은 대출 규모는 1조원 대로 감소했다. 회사채 발행이 늘어나면서 대출 수요를 상쇄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6월 가계대출 동향. 사진=한국은행
6월 가계대출 동향.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이 지난 9일 발표한 ‘2020년 6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6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28조 9000억 원으로 전달에 비해 8조1416억 원 늘었다.

올해 2월(9조3000억 원)과 3월(9조6000억 원)에 비해서는 적지만 4월(4조8603억 원)과 5월(4조9898억 원)에 비해서는 월간 증가폭이 근 두 배로 불어났다. 지난해 6월(5조4000억 원)과 비교해도 크게 늘어났다.  매년 6월만 놓고 보면 2004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행 전경.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전경. 사진=한국은행

특히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85저 8000억 원으로 한 달 사이에 무려 5조406억 원이 증가했다. 2월 7조 8000억 원, 3월 6조 3000억 원보다 적지만 5월 증가액보다 대략 1조1000억 원 더 늘었다. 주택 매매와 전세관련 자금수요가 유지된 가운데 5월까지 늘지 않은 중도금 대출을 중심으로 한 집단 대출 취급이 늘면서 증가규모가 크게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조금 준 서울과 경기의 부동산 거래량이 5월 들어 미세하게 반등했다. 서울은 5월 기준으로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4월 대비 3000건 불어난 6000건을 기록했고 경기도 역시 5000건 증가한 1만7000건이 거래됐다.

전세자금 수요가 증가한 것도 대출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주담대 가운데 전세자금대출은 약 2조5000억원으로 추정됐다. 5월(2조 원)은 물론 지난해 6월(2조 원)보다도 5000억원이 늘어난 수치다. 

가계 기타대출 잔액은 242조 원으로 3조1000억 원 증가했다. 5월 증가액(1조2000억 원)보다 약 2조 원이나 많고, 6월 기준으로는 최대 증가 폭이다. 늘어난 기타대출의 대부분은 가계 신용대출이었다. 주담대가 안 되니 신용대출로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주택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주택담보대출로 충분히 받지 못한 자금에 대한 수요,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증거금 수요 등이 일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한은 관계자는 “신용대출이 늘어난 주된 이유는 주택 거래 관련 수요가 커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면서 “SK바이오팜 등 공모주 청약도 신용대출 증가에 일부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기업자금 조달 현황. 사진=한국은행
기업자금 조달 현황. 사진=한국은행

반면 지난 3월에서 5월 사이 총 62조6000억 원이 늘어난 기업대출은 6월 들어 증가규모가  1조5487억원에 그치면서 크게 줄었다. 분기 말 일시 상환 요인도 있지만,  금융시장 안정화 정책으로 자금조달이 쉬워진 면도 있다. 

대기업 대출은 5월보다 3조3644억 원 감소했다.  5월에 13조3051억 원 불어난 중소기업 대출도 6월에는 4조9131억 원 증가에 그쳤다. 회사채 발행은 시장 여건이 나아지면서 6월 들어 순발행금액이 4조4429억 원으로 올들어 가장 많았다.

6월 중 은행 수신은 18조6000억 원 증가했다. 증가 폭이 5월의 33조4000억 원의 절반 수준이다. 종류별로는 저금리에 지방정부 자금인출 등의 영향으로 정기예금이 9조8000억 원 줄었다. 반면 단기자금 성격의 수시입출식예금이 32조8000억 원 늘었다.

시장금리와 주가 추이. 사진=한국은행
시장금리와 주가 추이. 사진=한국은행

국고채(3년) 금리는 세계 경기회복 기대, 추가경정예산(추경) 관련 국고채 수급 부담 등 금리 상승 요인과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외국인 국채선물 순매수 등 금리 하락 요인이 겹쳐 6월 한 달 좁은 범위 안에서 등락했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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