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올들어 56차례 정제유 160만t 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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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올들어 56차례 정제유 160만t 밀수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0.07.2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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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올해 56차례 불법 밀수를 통해 휘발유와 경유 등 정제유 160만t을 들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을 비롯한 유엔 회원국 43개국이 북한이 대북제재에 따른 연간 상한선을 초과해 정제유를 반입했다며 연말까지 대북 정제유 공급을 중단할 것으로 촉구했다.

공해상에서 불법으로 이뤄지는 북한 선박의 환적 장면. 사진=일본 방위성
공해상에서 불법으로 이뤄지는 북한 선박의 환적 장면. 사진=일본 방위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2017년 채택한 대북결의 2397호에서 북한의 연간 정제유 수입 한도를 50만 배럴(무게 6만5000t)로 제한하면서 유엔 회원국은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 매달 정제유와 같은 제재 품목의 대북 수출량을 보고하도록 의무화했다.

미국은 대북제재 결의 2397호가 채택된 다음해인 2018년 7월 중국과 러시아를 정제유 밀수 배후로 지목하고, 그해 말까지 북한에 대한 정제유 수출을 전면 중지할 것을 촉구했지만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미국, 프랑스, 영국을 주축으로 유엔 회원국 43개국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서한을 보내 북한이 올해 유엔 안보리가 제한하는 정제유 제품의 연간 수입 상한선을 초과했다고 밝혔다고 미국의자유아시아방송(RFA)이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들 국가는 올들어 5월까지 56차례의 밀수로 북한에 160만 배럴 이상의 정제유가 반입됐다고 주장했다. 유엔 상한선의 세 배가 넘는 양이다. 북한이 공해상에서 선박 간 불법 환적으로 정제유를 밀수하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일본 방위성은 동중국해 공해상에서 이뤄지는 불법 환적 현장을 찍은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대북제재 결의가 채택된 이후 대북제재위 웹사이트에 공개된 정제유 수출 통계는 상한선을 초과한 적이 없다. 북한이 밀수로 조달한 정제유가 공식 공급분에서 빠진 탓으로 보인다.

대북제재위원회가 22일 자체 홈페이지에 밝힌 북한의 최근 정제유 수입량에 따르면, 북한은 올들어 상반기 동안 중국에서 수입한 정제유는 총 282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602t의 3분의 1정도로 급감했다. 러시아산은 정제유 수입은 1만100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만3000t의 절반 정도에 그쳤다.

중국과 러시아를 합한 수입량은 1만4000t 정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 3만t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북한이 지난해 한 해 동안 중국과 러시아에서 수입한 정제유는 약 5만6000t( 40만 배럴) 정도였다. 현 추세라면 하반기에도 유엔이 정한 수입제한량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등은 북한이 중국, 러시아로부터 정제유 밀수를 지속해서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바로 공해상에서 하는 불법 환적이 그것이다.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도 연례보고서 등을 통해 북한 남포의 유류 항구에 정박한 유조선 등의 위성사진을 공개하면서 연간 상한선을 초과한 양의 정제유가 북한에 유입되고 있다고 추정해왔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RFA에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에 보고하는 양보다 더 많은 정제유가 밀반입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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