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분기 성장률 -32.9%... 2차 대전 이후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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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분기 성장률 -32.9%... 2차 대전 이후 최악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0.08.02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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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기준 마이너스(-)32.9%를 기록했다. 세계 2차 대전 시기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분기 성장률을 집곗한 1947년 이후 최악의 성장률이다.  시장 전망치 -34.7%보다는 조금 높았다는 게 그나마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대공황, 세계금융위기 등 그 어떤 것도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위력을 따라가지는 못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상무부는 7월30일(이하 현지시각) 2분기 GDP의 계절 조정 실질 성장률이 연율(분기 추세가 1년간 이어진다고 전제한 수치)로 -32.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7~2009년 금융위기 때 기록한 감소율보다 4배 이상 나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2분기 미국 경제가 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의 2분기 GDP 연율 환산치를 -34.8%로, 마켓워치는 -34.6%로 전망했다.

미국의 2분기 성장률 추이. 올해 2분기 성장률은 연율 환산 -32.9%로 70년 만의 최악을 기록했다. 사진=미국 경제분석국
미국의 2분기 성장률 추이. 올해 2분기 성장률은 연율 환산 -32.9%로 70년 만의 최악을 기록했다. 사진=미국 경제분석국

미국은 지난 1분기에도 코로나19가 확산되자 경제성장률 -5%를 기록하며 6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냈다. 통상 GDP가 2개 분기 연속으로 감소하면 '경기침체'에 진입한것으로 분류된다.

미국 경제분석국(BEA)은 실질 GDP하락에 대해 "개인 소비지출(PCE)과 수출, 민간 재고투자, 비거주용 고저투자, 거주용 고정 투자, 주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출, 수입감소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명목 달러 기준으로 미국 GDP는 34.3%, 2조 15000억 달러 줄어든 19조4100억 달러로 감축했다. 1분기에는 3.4%(1860억 달러) 줄었다.

미국은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지난 3월 중순부터 봉쇄조치를 내리기 시작했다. 많은 지역에 자택 대기 명령이 내려졌고, 상점과 학교도 대부분 문을 닫았다.

그럼에도 미국내 코로나19 확산은 지속되고 있다.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지난달 29일 기준 15만 명을 넘었다. 기업체가 문을 닫고 경제가 활동을 중지하면서 미국의 신규 실업자 수는 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7월 12일~18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41만6000건으로 전주(130만7000건)보다 약 11만 건 늘었다.

또 19~25일 신규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143만4000건으로 늘었다. 2주 연속 증가세다. 시장전망치 145만건명보다 높지는 않았지만 19주 연속 100만건을 넘긴 데다 코로나19 재확산 속에 다시 증가세를 돌아서고 있다는 점이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크 잰디는 이날 GDP 통계는 "미 경제가 2분기에 얼마나 깊고 어두운 구멍 속으로 빨려들어갔는지를 잘 보여준다"면서 "우리가 빠져나와얄 할 구멍은 매우 깊고 어둡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구멍에서 빠져나오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비관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미 경제 회복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한 경고가 점점 현실화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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