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대신 '코닥제약'...기업변신은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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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대신 '코닥제약'...기업변신은 무죄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0.08.0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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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카메라의 대명사 미국의 이스트먼코닥이 코닥제약사로 변신한다.코닥과 함께 전 세계 필름시장을 양분한 일본의 후지필름이 바이오 회사로 탈바꿈한 것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변화하는 세계에 생존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변해야 함을 웅변하는 사례다. 새로운 캐시카우를 들고 나온 코닥은 코닥이지만 과거의 코닥이 전혀 아닌 새로운 코닥이다.

코닥로고
코닥로고

코닥은  최근 전세계를 강타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제약회사로 깜짝 변신했다. 필름 제조 과정에서 획득한 100여 가지의 화학물질 가공 기술을 활용해 미국 내 복제약 원료의 25%를 생산하기로 한 것이다.

코닥은 지난달 28일 정부 대출을 바탁으로 제약원료 사업에 뛰어든다고 밝혔다. 

코닥은 과거 제약사업부문인 스털링 윈드롭에서 비처방전 의약품을 개발한 경험이 있다.  1994년 영국의 스미스클라인비첨에 29억3000만 달러에 매각했다.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DFC)는 이날 의약품 원자재를 미국 내에서 제조하기 위해 코닥에게 7억6500만 달러를 대출 지원하기로 했다. DFC 대출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유행에 대응해 일반 의약품 성분 생산을 위해 코닥과 협력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방위산업법에 따라 코닥으로 하여금 일반 의약품 성분을 만들도록 할 것”이라면서 “미국 내에서 일자리를 되찾고 미국을 세계 최고의 의료 제조 및 공급국으로 만들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코닥은 대출받은 자금으로 의약품 원자재를 제조하는 새로운 코닥제약사를 설립한다. 존 나바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새로운 사업이 본격화할 무렵에는 국내에서 필요한 후발 의약품 원약의 25%가 제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닥의 주가는 이날 이후 폭등하고 있다. 28일 정규장에서 주가가 3배 이상 올랐다. 전날 종가인 2.62달러에서 8.8달러 부근으로 대폭 상승했다. 29일에는 25.26달러로  318% 폭등했다. 장중 60달러를 찍기도했다. 지난 3일에도 20% 이상 상승하는 등 5거래일 동안 무려 530%가까지 뛰었다.

코닥 공장 전경. 사진=코닥
코닥 공장 전경. 사진=코닥

1888년 미국에서 창립한 코닥의 역사는 132년 역사를 자랑한다. 1975년 디지털카메라(디카)를 개발했다.  그러나 "디카가 필름을 위협한다”며 창고에 묵혀두는 바람에 몇 년 뒤 디카 상용화에 나선 일본 소니에 시장을 다 내줬다.

디지털 흐름에 뒤진 코닥은 2012년 파산보호를 신청했고, 구조조저을 거친뒤 2013년 파산위기에서 벗어났다. 그렇지만 시대를 역행한 몰락 기업의 대표 사례로 거론됐다. 이런 코닥이 제약사로  화려하게 부활한 것이다.

경쟁사인 일본 후지필름이 바이오 회사로 탈바꿈한 것과 비슷한 변신이다. 후지는 필름의 주원료인 콜라겐으로 화장품을 만들고, 다양한 화학재료와 나노기술로 신사업을 펼치며 화려하게 재기했다. 지난해 매출 218억8300만달러(약 26조원)의 43%가 헬스케어에서 나왔다.

제임스 콘티넨자 코닥 CEO겸 회장. 사진=코닥
제임스 콘티넨자 코닥 CEO겸 회장. 사진=코닥

제임스(짐) 콘티넨자 코닥 최고경영자(CEO)는 “100년 이상 축적한 특허 기술과 첨단 화학처리 시설 덕분에 의약품 생산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콘티넨자 CEO는 약품 원료 제조가 코닥 매출의 30~4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국에 강력한 제약사 탄생을 예고한 셈이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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