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대마초 업계, 수요 급증 속에 'M&A'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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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대마초 업계, 수요 급증 속에 'M&A' 붐
  • 박고몽 기자
  • 승인 2020.08.13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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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후 합법화 기대 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대마초 수요가 늘면서 북미지역의 대마초 업체간 몸집 불리기를 위한 인수합병(M&A) 경쟁이 고조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업계에서 자리를 잡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마리화나 업체들이 틈새 분야를 공력하고, 군소 업체들을 인수해 덩치를 키우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캐나다 퀘벡주 생웨스타슈의 대마밭. 사진=글로벌뉴스닷캐나다
캐나다 퀘벡주 생웨스타슈의 대마밭. 사진=글로벌뉴스닷캐나다

이스라엘과 독일 같은 선진시장이 여전히 매력있는 시장 상황에서 인수합병보다는 제휴를 통해 시장에 진입하는 게 더 낫다는 주장도 있기는 하다.

대마초 업계는 특히 오는 11월 3일 미국 대통령 선거 뒤 미국 전역으로 대마초 합법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시장 선점을 위한  M&A 경쟁에 나서고 있다. 대마초를 불법으로 규정한 한국과는 판이한 모습이다.

캐나다 대마초 업계는 공급과잉과 기타 문제로 빈사상태에 빠져있었는데 코로나19가 캐나다 업계에 구원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11일(현지시각) 캐나다 대마초 생산업체인 '아프리아(Aphria)'가 대마초 음료, 초콜릿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유명 소비자 브랜드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캐나다 금융 전문 매체 파이낸셜포스트도 이 보도를 그대로 실었다.

BNN블룸버그에 따르면, 아프리아와 오로라는 최근 인수합병을 논의하다 이사회 구성과 임원진 보수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이다 결국 논의를 중단했다. 논의가 깨지기 전에 양측은 주식교환을 통한 M&A로 탄생할 회사의 지분을 아프리아 주주가 51%, 오로라 주주가 49%를 갖기로 합의했다.

만약 성사가 됐다면 시가총액 35억 달러, 전세계 25개국에 사업장을 두고 캐나다 오락용 대마초 시장의 30%를 장악하며 연 매출  8억 달러인 세계 최대의 대마초 기업이 탄생했을 것이라고 BNN블룸버그는 전했다. 

시가총액 기준 캐나다 최대 대마초 업체인 '캐노피 그로스 코프(Canopy Growth Corp)'는 6월 말 현재 보유한 현금 20억 캐나다달러를 바탕으로 M&A를 고려하고 있다. 캐노피는 6월 말로 끝난 회계연도 1분기 매출 1억1040만 달러에 1억2830만 달러 손실을 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에 비해 22%, 34% 개선된 것이다.

오락용 대마초 사업 매출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매출액이 전년 동기에 비해 11% 줄어든 4420만 달러에 그쳤다.  경쟁격화도 매출 감소에 기여했다. 반면, 독일 제약 자회사와 이 회사가 판매하는 열대성 크림제품 판매 증가로 매출액이 늘면서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 개선에 기여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매출 9810만 달러에 1억5130만 달러의 손실을 예상했다. 

그럼에도 캐노피는 코로나 맥주로 유명한 '컨스털레이션 브랜즈'의 지원에 힘입어 시장을 굳게 지키고 있다.

캐나다 대마초 업계는 2018년 8월 캐나다가 오락용 대마초를 합법화 한 뒤 반짝 상승세를 탔다가 내리막 길을 걸었다. 대마초 업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MJ ETF는 70% 급락했고, M&A는 80%, 자본모집은 70% 급감했다.

그런데 코로나19 봉쇄 이후 병제품 대마초 수요가 늘면서 대마초 산업에 다시 햇볕이 드리우고 있다. 주가가 회복하고 있고, 덕분에 M&A를 위한 자금 모집도 가능해졌다.

캐나다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온타리오주에서 대마판매점을 규제하는 온타리오주류게임공사(The Alcohol and Gaming Corporation of Ontario)는 그동안 1066년건의 소매점 허가 신청을 받아 892건을 승인했을 만큼 캐나다내 병제품 대마 수요는 높다.

법무법인 덴턴스 시카고 사무소의 케이티 애시턴과 에릭 벌린은 전액 주식 교환 방식의 M&A가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이지만 현금이 풍부한 업체들은 미국 대선 이후 미국내 사업 확장을 기웃거릴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민주당의 선거 승리는 대마초 사업에 호기가 될 것으로 기대됐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대마초 합법화에 호의적이기 때문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이 대마초가 완전히 합법화하면  식품 대기업과 농산물업체인 '빅푸드(Big Food)'와 '빅 아그라(Big Agra)'가 뛰어들어 자체 사명을 단 브랜드를 개발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나스닥 상장기업인 펩시코나 뉴욕증권거래소 상장기업인 코카콜라가 캐나다 대마초 생산 기업을 인수할 수도 있다는 루머가 벌써부터 나돌고 있다고 한다.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 clement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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