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홍수 지속...시중통화량 3077조 한달새 23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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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홍수 지속...시중통화량 3077조 한달새 23조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0.08.13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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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 연속 3000조 원대 유지

5월에 사상 최대 폭으로 늘어난 통화량이 6월에도 대폭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동성 홍수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정부가 푼 자금이 갈 곳을 못 찾고 가계·기업의 대기성 자금으로 축적된 결과다. 풀린 자금은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가면서 주가와 부동산 가격을 춤추게 했다.

6월 통화와 유동성 지표. 사진=한국은행
6월 통화와 유동성 지표. 사진=한국은행

13일 한국은행이 집계한 `6월중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6월 광의통화(M2)는 3054조 원에서 3077조 원으로 한 달 사이 23조 원(0.8%) 증가했다. 5월 M2가 35조 원(1.2%) 증가하며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한 뒤 확대 기조를 이어간 것이다.

지난 4월 처음으로 누적 잔액이 3000조 원을 넘은 이후 석달 연속 3000조 원대를 이어갔다. 

M2는 시중 통화량을 나타내는 통화지표로 현금,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을 포함한 협의통화(M1)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등 금융상품을 포괄한다.

1년 전에 비해서는 5월 9.9% 증가에 이어 6월에도 9.9% 늘어 1년 사이 시중 유동성이 10% 폭증하는 사태가 지속됐다.

경제주체별로는 가계와 비영리단체 통화량이 16조9000억원 늘었고, 기업부문도 9조1000억원 증가했다. 기타금융기관 통화량도 2조7000억원 늘어났다. 기타부문에서는 5조6000억원 감소했다.

가계와 비영리단체가 보유한 M2는 1547조에서 1564조원으로 전월보다 1.1% 확대됐다. 2010년 12월(1.1%)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로는 8% 늘어 2010년 7월(8.9%)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나타냈다.

기업이 보유한 M2는 8626조 원에서 8735조 원으로 전달에 비해 1.3% 늘었다. 1년 전에 비해서는 8423조원에서 8626조원으로 16.1% 급증했다.

보험회사와 연금기금, 증권회사 등이 속한 기타금융기관도 3조원 증가했고 지자체 등이 포함된 기타부문은 정부지출 증가로 6조원 감소했다.

상품별로는 조금리 기조로 2년 미만 정기예적금이 5조 원 줄었다. 대신 언제든 돈을 쉽게 빼내 쓸 수 있는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이 14조 원, 요구불예금이 6조 원 늘었다. 자금을 유동성이 높은 부분에 `파킹`해둔 것으로 주식과 부동산 등 수익성 높은 자산으로 자금이 쏠릴 가능성이 높다.

늘어난 유동성이 가계와 기업의 연명에 도움을 주고 있지만 물가상승과 경기회복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역대 최대로 유동성이 증가한 5월에 물가는 오히려 0.3% 떨어졌고 6월에는 0%. 7월은 0.3% 오르는 데 그쳤으며 그나마도 석유와 식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이었다.

시중에 돈이 넘치고 있지만 실물경제로 흘러가기보다는 부동산·주식시장으로 쏠리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자산가격 거품 우려도 커지는 모습이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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