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캐나다 알루미늄 전쟁... 수혜자는 글렌코어와 러시아 루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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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캐나다 알루미늄 전쟁... 수혜자는 글렌코어와 러시아 루살?
  • 박고몽 기자
  • 승인 2020.08.15 0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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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캐나다 알루미늄에 10% 관세 재부과 반발 목소리 커져

미국과 캐나다가 알루미늄 관세 전쟁을 벌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캐나다산 알루미늄에 대한 10% 관세를 부과하지 캐나다가 보복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캐나다는 이번 관세 부과의 최대 수혜자는 스위스의 글로벌 광산기업이 글렌코어와 글렌코어가 판매 대행하는 러시아 알루미늄 생산업체 '루살'이라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알루미늄 잉곳. 사진=캐나다 CBC뉴스
알루미늄 잉곳. 사진=캐나다 CBC뉴스

미국의 캐나다산 알루미늄 수입 규모는 원료인 보크사이트를 합쳐 2019년 58억 달러였다. 관세가 부과되기 전인 2017년에는 최대 70억 달러에 이르렀다. 알루미늄은 맥주캔에서 자동차와 장갑차 차체, 건설자재에 이르기까지 다종다양한 분야에서 쓰이는 핵심 원자재다

캐나다산 알루미늄 강판. 사진=캐나다 CBC뉴스
캐나다산 알루미늄 강판. 사진=캐나다 CBC뉴스

캐나다 금융 전문 매체 파이낸셜포스트는  13일(이하 현지시각) 커스틴 힐만(Kirsten Hillman) 주미 캐나다 대사가 트럼프 행정부의 캐나다산 알루미늄에 대한 10% 관세 재부과의 최대 수혜자는  스위스 기업과 러시아 기업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7월1일부터 캐나다산 알루미늄에 10% 관세가 다시 부과된다고 지난 6월23일 밝혔다.

힐만 대사는 또 미국의 센추리와 매그니튜드7이 관세부과를 주장했지만 정작 러시아 알루미늄 업체인 루살이 수혜를 입는다고 주장했다. 알코아와 벌칸, 리오틴토알칸 등 미국내 주요 알루미늄 업체 114곳이 소속한 미국 알루미늄협회는 캐나다산 알루미늄 수입 증가로 가격이 폭락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세계 1위의 스위스계 다국적 고아산업계 글렌코어는 러시아 알루미늄업체 루살의 미국판매를 대행하는 독점권을 갖고 있다. 루살은 지난 4월 글렌코어에 알루미늄을 판매하는 16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또 캐나다의 대규모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리오틴토그룹은 2017년 이후 수입에 따른 가격 변화가 없다고 주장했다.

세계 주요 알루미늄 생산국, 단위 1000t.사진=파이낸셜포스트
세계 주요 알루미늄 생산국, 단위 1000t.사진=파이낸셜포스트

힐만 대사는 한 인터뷰에서 캐나다는 미국이 이번 조치를 채고하기를 원하지만 보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포스트는 보복 대사은 미시간주 수출품 2억8300만 달러어치와 ㅟ스콘신주 수출품 1억5200만 달러어치라고 힐만은 밝혔다.  

앞서 쥐스뗑 트뤼도 총리와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부총리는 지난 6일 트럼프 관세 재부과 발표직 후 보복을 할 것임을 천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일 미국 오하이오주 가전업체 월풀 공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캐나다에 알루미늄 관세를 다시 물리겠다고 밝혔다.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USMCA)가 비준된 지 한 달여 만에 다시 인접 동맹국에 관세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트럼프는 당일 "오늘 오전 나는 캐나다산 알루미늄에 다시 관세를 물려 미국 산업을 보호하는 성명에 서명했다"면서 "캐나다는 늘 그렇듯이 우리에게서 이익을 취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알루미늄 사업은 캐나다 때문에 전멸하고 있다"면서 이는 "우리 일자리와 우리의 위대한 알루미늄 노동자들에게 매우 불공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제조업계는 즉각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미 상공회의소의 국제담당 부회장인 마이런 브릴리언트는 "이번 관세는 미 제조업체들의 비용을 높일 것"이라면서 "미국 알루미늄 업체들도 대부분 반대하고 있고, 이전에 그런 것처럼 미 수출에 대한 보복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맥주캔 원료로 알루미늄을 사용하는 미국 맥주 제조업협회인 맥주협회의 짐 맥그리비 회장도 관세는 실수라고 비판했다. 그리비 회장은 "미국은 다른 어느 곳보다 캐니다에서 더 많은 알루미늄을 수입한다"면서 "이때문에 캐니다는 맥주 공급망을 포함해 상당수 미 제조업 공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맥그리비 회장은 관세가 처음 적용된 2018년에만 맥주업계는 5억8200만 달러를 더 지출해야 했다면서 "우리는 우리 나라의 가장 중요한 동맹들 가운데 하나인 나라의 알루미늄에 관세를 다시 부과하기로 한 결정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018년 3월 처음으로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를 물렸다. 수입 철강, 알루미늄이 미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는 게 이유였다. 자국 이익 앞에 이웃 국가와 사이좋게 지내는 선린외교는 설자리가 없음을 트럼프의 캐나다산 알루미늄 관세 재부과에서 다시 확인했다.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 clement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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