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일본 경제…2분기 성장률 2차 대전 이후 최악 -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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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일본 경제…2분기 성장률 2차 대전 이후 최악 -27.8%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0.08.17 2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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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위 경제대국이자 한국의 주요 교역상대국인 일본의 2분기(4~6월) 경제성장률이 사상 최대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일본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지난해 4분기부터 위축되기 시작해 3개 분기 연속 규모가 줄어든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일본 경제는 장기 침체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수출이 급감한 가운데 수입이 줄어든 탓이 크다.

일본 실질성장률 추이. 사진=니혼게이자이신문
일본 실질성장률 추이. 사진=니혼게이자이신문

일본 내각부는 17일 물가 변동 영향을 제외한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에 비해 7.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추세가 1년 지속할 것을 가정해 산출한 실질 GDP 증가율인 연율 환산치는 -27.8%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분기의 연율 -17.8%보다 무려 10%포인트 낮은 수치다. 

일본의 영자 신문 재팬 타임스는 연율 환산 -27.8%는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55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라고 전했다. 일본 경제신문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차 대전 이후 최악이라고 평가했다.

미중간 무역전쟁과 지난해 소비세 인상의 영향을 받고 있은 일본 경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지난 4~5월 일본 전역에 발효된 긴급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다고 재팬타임스는 분석했다.

2분기 일본 실질성장률과 부문별 감소폭. 사진=아사히신문
2분기 일본 실질성장률과 부문별 감소폭. 사진=아사히신문

긴급사태 선포에 따른 외출자제령·이동제한령 등으로 2분기 민간소비는 전 분기에 비해 8.2%줄었다. 외식·여행·숙박업 등이 1~3월에 비해 본격 타격을 입으면서 일본 GDP에서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민간소비가 급감해 전체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민간소비 감소율은 2014년 1월 소비세가 4%에서 8%로 인상된 후 2014년 2분기 -4.8% 이후 가장 크다.

수출도 크게 줄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경제봉쇄로 자동차와 부품 제조업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줄면서 일본의 전체 수출은18.5% 급감했다. 수입도 원유 수입이 감소하면서 0.5% 줄었다. 미국과 유럽 수입 감소를 견실한 중국 수입이 상쇄한 것도 제한된 수입 감소에 기여했다.

일본 수출항 전경. 사진=재팬타임스
일본 수출항 전경. 사진=재팬타임스


공공투자 부문만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긴급 경제대책의 하나로 정부의 재정지출이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일본 경제는 지난해 4분기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세 분기 연속 뒷걸음질 쳤다. 국내총생산의 3개 분기 연속 감소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처음이다. 통상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나타나면 경기침체(recession)로 분류한다. 일본은 미국·중국 등 주요국에 비해 한걸음 빨리 침체에 들어선 데 이어 그 상황이 더 나빠진 것으로 볼 수 있다.

17일 오전 기자회견을 하는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재생상.
17일 오전 기자회견을 하는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재생상.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일본 경제재생담당상(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4~5월 긴급사태 선언으로 경제가 인위적으로 멈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면서 "이를 저점으로 삼아 경제를 성장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니시무라 경제상은  재난지원금 성격의 특별정액 급부금(1인당 10만 엔) 등의 정부 정책 효과로 미국·유럽 등에 비해 감소폭을 억제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긴급사태가 전면 해제 상태인 3분기(7~9월)에는 명목 GDP를 약간 끌어올릴 수 있겠지만 코로나19 확산세를 누그러뜨리지 못한다면 결국 침체의 늪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의 코로나19 환자는 지난달 말 이후 거의 매일 하루 1000명 이상씩 증가해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코로나바이러스 리소시스센터에 따르면, 16일까지 누적 확진자는 17일 오후 7시27분 현재(한국시각) 5만6235명으로 집계됐다.

재팬타임스는 전문가들은 일본의 경제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으로 반등하는 데는 2~3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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