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알크기 해충 탓에 캐나다 삼림파괴 목재값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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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알크기 해충 탓에 캐나다 삼림파괴 목재값 폭등
  • 박고몽 기자
  • 승인 2020.08.21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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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림자원이 많은 나라 캐나다에서 목조주택용 목재값이 급등해 아우성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집에만 있어야 하는 많은 캐나다 사람들이 집수리를 하면서 목재 수요가 많아진 게 한 요인이다. 또 캐나다와 미국의 주택 신축이 늘어난 것도 목재수요 증가와 가격 급등을 초래하고 있다. 공급이 크게 준 것도 한몫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목재 투자가 금투자를 이기고 있다는 말도 나돈다.

최근 가격이 급등하는 캐나다산 규격목재. 사진=파이낸셜포스트
최근 가격이 급등하는 캐나다산 규격목재. 사진=파이낸셜포스트

캐나다 임업 전문 매체 매디슨스리포트(Madisonsreport)의 목재가격 자료에 따르면, 캐나다의 목조주택 구조목으로 쓰이는 규격목재 가격은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벤치마크로 쓰이는 웨스턴SPF(가문비나무, 소나무, 전나무)연목재(침엽수 가공 목재) 가격은 단 한주 만에 최근년 저점에 비해 거의 50%나 상승했다고 21일 밝혔다. 두께 2인치, 너비 4인치, 2등급 이상 표준 웨스턴 SPF 가격은 이번주에 1000보드피트(가로세로 1피트 두께 1인치= 2360 cm3) 당 850달러로 지난주 746달러에 비해 12%(104달러) 올랐다. 2인치 6인치 제품도 한 주에 104달러 상승했다. 다른 규격재도 70달러~84달러 상승했다.

북미지역 연목재(침엽수) 도매가격. 사진=매디슨리포트
북미지역 연목재(침엽수) 도매가격. 사진=매디슨리포트

최저가를 기록한 2015년 9월 249달러에 그친 것에 비하면 무려 세 배 이상으로 뛴 것이다.

14일로 끝난 주간에도 규격목 가격은 전주에 비해 12%(80달러) 상승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목재가격이 이렇게 뛴 것은 수요 증가와 공급 부족 합작품이다. 우선 코로나19로 집에만 있어야 하는 캐나다 사람들이 목조 주택 개보수에 나서면서 규격목 수요가 늘어 가격이 올랐다. 

최근 규격목 가격 추이. 사진=매디슨리포트
최근 규격목 가격 추이. 사진=매디슨리포트

미국에서는 주택 신축이 늘어나 수요를 키웠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단독주택 착공건수는 7월 연율 98만3000채로 6월에 비해 17% 증가했다. 건축허가를 받았지만 착공은 하지 않은 주택건수도 연율 환산 10만1000채나 됐다. 이는 2018년 말 이후 최대치다. 

캐나다가 생산하는 목조주택 골조용 규격목의  약 65%를 미국이 사들이는 만큼 미국의 주택 신축은 곧 규격목 수요 증가를 뜻한다. 이어 캐나다가 약 10%, 일본이 6%를 차지한다. 

캐나다 소나무를 말라죽게하는 산소나무좀. 사진=에드먼턴저널/파이낸셜포스트
캐나다 소나무를 말라죽게하는 산소나무좀. 사진=에드먼턴저널/파이낸셜포스트

공급은 산불과 산소나무좀과 그 사촌인가문비나무 좀이 나무를 갉아먹어 줄었다. 캐나다 금융시장 전문 매체 파이낸셜포스트에 따르면, 길이 5mm 정도로 쌀알 크기의 산소나무좀은 브리티시콜롬비아주(BC)에서 15년간 소나무를 말라죽게 했다. 단독주택 900만 채를 지을 소나무량이라고 한다. 문제는 이 벌레가 알버타주와 태평양 북서부지역의 삼림을 파괴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사촌격인 가문비좀이 유럽에서 목재공급을 급감시킨 것과 마찬 가지로 BC지역의 나무를 게걸스럽게 먹어치우고 있다는 점이다.  

산소나무좀과 가문비좀들은 2000년부터 2015년 기간에 캐나다에서 미국에 목재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주인 BC의 소나무 7억3000만 세제곱미터를 쓰러뜨렸다.이로써 BC의 10여년의 목재공급이 사라지게 하고 생산량을 40% 줄일 것으로 밴쿠버에 본사를 둔 스파 트리 그룹(Spar Tree Group) 오너인 데이비드 엘스톤(David Elstone)은 예상했다.

 

산소나무좀 등 해충 탓에 붉게 말라 죽은 소나무. 사진=파이낸셜포스트
산소나무좀 등 해충 탓에 붉게 말라 죽은 소나무. 사진=파이낸셜포스트

BC지역에서는 소나무 한 그루가 완전히 성장하기 위해서는 최대 80년이 걸린다고 한다.

소나무좀과  가문비좀은 기후변화로 겨울이 따뜻해지면서 동절기에도 죽지 않고 살아움직이면서 나무를 말라 죽게 하고 있는 것이다.

유럽에서는 독일과 체코공화국 등 10여개 국가에서 가문비좀 발생이 보고됐다. 기후변화가 지속된다면 유럽의 삼림파괴는  BC지역 파괴를 초월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러니 공급이 줄고 규격목 가격이 치솟는 것이다.

이들 해충은 소나무 등의 껍질을 갉아먹고 들어가 나무의 유일한 방어수단인 송진을 페로몬으로 전환시켜 다른 해충들을 불러모으고 그 안에 알을 까게 해서 결국 나무를 죽인다. 이들 해충을 제거하는 유일한 방법은 나무를 찾아내 베어내는 것 뿐이다. 

캐나다 목재업계는 눈을 미국 남부의 목재로 눈을 돌리고 있다. 목재회사 캔포(Canfor)는 7년 전에는 목재 공급 능력의 88%가 캐나다에서 나왔지만 현재는 50%를 밑돈다.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  clement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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