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형제의 난' 주가에 불붙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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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형제의 난' 주가에 불붙이나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0.08.26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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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조현식 부회장 입장문에 주가 급등

그동안 침묵해온 한국타이어 조현식 부회장이 조양래 회장의 성년후견 심판절차 참여를 선언하며 경영권 분쟁에 가세했다. 아버지의 건강상태에 대해 명확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게 이유다. 지난달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의 성년후견 심판 청구로 촉발된 경영권 분쟁은 장남과 장녀, 아버지와 동생 간 대결로 확전됐다. 증권시장에서는  경영권 다툼 소식에 주가는 급등했다.

한국거래소에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24일 0.35% 오른 데 이어 25일에는  경영권 다툼 소식이 전해지자 무려 9.74% 상승 마감했다. 종가는 3만1550원이었다. 하루 상승률은 지난 7월6일(11.65%), 6월16일(8.67%) 이후 최고치다.

26일엔 전날에 비해 4.12%가 빠졌으나 3만250원으로 마쳐 3만 원선을 지켰다.

지난 1년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주가 추이. 사진=네이버금융
지난 1년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주가 추이. 사진=네이버금융

조 부회장이 보유한 한국테크놀로지 지분은 6월30일 현재 19.32%다. 성년후견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최대주주가 바뀔 수도 있다. 조현범 사장은 조양래 회장 지분 23.59%를 사들여 총 42.9%의 지분율로 최대 주주다. 국민연금도 9.23%를 보유하고 있다. 소액주주 지분율은 48.36%다,.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한국타이어) 부회장은 25일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을 통한 입장문에서 "현재 진행 중인 성년후견 심판절차에 가족의 일원으로서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년후견은 노령이나 장애, 질병 등으로 의사결정이 어려운 성인들에게 후견인을 선임해 돕는 제도다.

경영권 분쟁 중인 한국타이어 조현식 대표이사부회장과 조현범 대표이사 사장(오른쪽). 사진=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경영권 분쟁 중인 한국타이어 조현식 대표이사부회장과 조현범 대표이사 사장(오른쪽). 사진=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조 부회장은 아버지 조양래 회장의 최근 경영권 관련 결정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표명했다. 지난 6월 말 조 회장이 둘째 아들인 조현범 사장에게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한 것에 대한 문제 제기로 풀이됐다.

조 회장은 보유지분 23.59%(2194만2693주)를 차남인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에게 매각했다. 조 사장은 자기 보유지분을 합쳐 총 42.9%의 지분율로 최대주주가 됐다.

순항하는 듯한 경영권 이전은 지난달 말 장녀인 조희경 이사장이 조 회장의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하며 분쟁으로 치달았다. 조 이사장은 아버지 조 회장이 갖고 있던 신념이나 생각과 너무 다른 결정이 갑작스럽게 이뤄졌다면서 "이런 결정들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 의사에 의해 내린 것인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 회장은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자신의 결정은 수년 전부터 준비해 온 것이고 건강에도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조 사장에게 15년간 실질적으로 경영을 맡겨 왔고 회사의 성장에 기여했기 때문에 최대주주 지위를 물려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주 골프와 걷기운동을 하며 "나이에 비해 건강하게 살고 있다"면서 "딸이 왜 이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고 저야말로 딸이 괜찮은지 물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조 부회장도 아버지의 건강 상태를 검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법무법인 원은 입장문에서 "현재 조 회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 주변에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그룹의 장래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면서 "건강상태에 대한 논란은 조 회장 본인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주주 및 임직원 등의 이익을 위해서도 법적인 절차 내에서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객관적이고 명확한 판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원은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또 다른 분란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새로운 의사결정은 유보돼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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