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 자주포' 호주도 뚫었다…1조 원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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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 자주포' 호주도 뚫었다…1조 원 수출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0.09.03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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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로 K9자주포 30문, K10탄약운반장갑차 15대 납품

국산 명품 무기 'K-9' 자주포가 호주에 수출된다. 호주는 터키와 폴란드, 인도, 핀란드 등에 이어 7번째로 K9을 도입하는 국가가 된다. 세계적인 강대국인 호주에서 대규모 수출 계약을 따내며 한국산 무기의 우수성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호주에 수출되는 K9 자주포. 사진=한화디펜스
호주에 수출되는 K9 자주포. 사진=한화디펜스

호주 정부는 3일 K-9 자주포를 육군 현대화 프로젝트 중 하나인 '랜드 8116 자주포 획득사업'의 단독 우선공급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린다 레이놀즈 호부 국방장관과 멜리사 프라이스 방산업장관은 이날 이같이 밝히고 호주 국내 생산 30문의 입찰제안서 제출을 요청했다.

레이놀즈 장관은 "우선협상자 선정은 핵심 선거 공약인 프로젝트를 진전시키는 주요한 한 걸음을 나타낸다"고 자평했다.

프라이스 장관은 "이번프로젝트는 새로운 자주포 생산과 유지를 위해 최대 350개의 일자리를 만들 것"면서 "운송과 부품 생산과 수리 등 다른 분야에서도 새로운 기회를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K-9 제작사인 한화디펜스는 호주법인(HDA)을 주축으로 호주 정부와 제안서 평가와 가격 협상 등을 한 후 양산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1차로 K-9 자주포 30문과 K-10 탄약운반장갑차 15대를 납품한다. 호주는 노르웨이에 이어 K10 탄약운반장갑차를 도입하는 두번째 국가가 된다.

이를 위해 호주 정부는 이번 사업에 총 1조원 가량의 예산을 편성했다.

이로써 한화디펜스는 호주 사업 도전 10년 만에 K-9 수출에 성공했다. 지난 2010년에도 경쟁 입찰을 뚫고 호주 육군 자주포 사업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으나 호주 정부의 예산 문제로 2012년 최종 계약이 취소됐다.

호주는 이후 자주포 대신 저렴한 견인포를 도입했다가 한계를 느끼고 다시 한화를 찾아 계약을 타진했다.

한화의  현지화 계획도 호주 정부의 마음을 움직였다. 한화는 멜버른에서 한 시간 거리인 빅토리아주 질롱시에 K-9 현지 생산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다. 안병철 호주유럽사업부 상무는 "이곳에서 현지 중소업체들과 계약을 맺고 인력 교육, 정비·보수 등 사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호주 방산업계는 30문의 K9과 탄약운반 장갑차 현지 생산은 호주 육군 전력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9 자주포는 한화디펜스(옛 삼성테크윈)와 국방과학연구소가 1998년 국내 기술로 독자 개발했다. 현재 한국군이 1300여문을 운용하고 있으며 세계 곳곳에 수출되고 있다. 2001년 터키에 280여대 첫 수출된 이후 폴란드 인도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등에 수출됐다. 한화는 노르웨이와 24대 추가 수출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유럽부터 호주 대륙까지, 전세계 곳곳을 한국산 자주포가 지키고 있다. 스톡홀롬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00년~2017년 세계 자주포 수출 시장에서 K9 자주포가 4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곳곳에서 K-9을 원하는 까닭은 뛰어난 성능 때문이다. 155mm, 52구경장 장포신을 탑재한 K-9은 최대 사거리가 40km에 이른다. 자동화된 사격통제장비, 포탄 이송과 장전장치를 장착해 격 명령을 받은 지 30초 이내에 초탄을 발사할 수 있다. 또 15초 이내에 최대 3발,분당 6~8발, 3분 동안 연속 18발을 사격할 수 있어 초기에 적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방어력을 키우고 각종 장치를 넣다보니 전투중량은 47t이다.

K-9의 능력은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때 검증됐다. K-9은 기습을 당한 상황에서도 곧바로 대응 사격에 나서 북한 진지를 초토화시켰다. 불이 붙은 채 반격에 나선 K-9의 사진은 전세계 언론에 등장해 유명해졌다. 

현재 세계 시장에서 K-9의 경쟁자는 독일 PZH2000, 영국 AS-90 브레이브 하트, 러시아 Msta-S 등이 꼽힌다. K-9은 성능면에서 영국과 러시아 자주포를 압도한다. 세계 최강으로 평가받는 독일의 PZH2000은 대당 가격이 130억 원이나 돼 K-9(약 40억~50억 원)의 두배가 넘는다. K-9보다 무거워 항공수송도 어렵다. 국가 간 전면전보다 해외 파병에 중점을 두는 국가들이 선택하기 어렵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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