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전문가 “북한, 핵탄두 크게 늘려 주변국 영향력 확대 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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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전문가 “북한, 핵탄두 크게 늘려 주변국 영향력 확대 꾀해”
  • 박태정기자
  • 승인 2020.09.03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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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핵무기 보유수를 크게 늘려 역내 패권국이 되려는 목표를 추진 중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현 수준보다 몇 배 증강된 핵무력으로 강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목적이라는 주장이다. 북한은 그동안 핵무기 개발과 관련해, 미국 등의 선제공격 가능성을 차단하기 방어용 수단 임을 강조하고 자국에 대한 미국 등의 개입을 피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주장해왔다.

북한은 현재 50~100개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데 이를 200~300개로 늘리려는 것으로 미국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7년 9월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 뒤 안내판에는 북한의 자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4형 핵탄두(수소탄)이라고적혀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7년 9월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 뒤 안내판에는 북한의 자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4형 핵탄두(수소탄)이라고적혀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미국의소리방송(VOA)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7월 27일 전국노병대회에 참석해 자위적 핵 억제력으로 북한의 안전과 미래가 담보된다면서 주변국에 강압적 영향력을 관철할 수 있는 ‘역내 패권국(regional hegemon)’이 되려고 한다고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VOA에 1953년 이래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기 어려웠던 것은 북한 핵무기 때문이 아니라 서울을 직접 위협하는 재래식 무기 때문이었다면서 북한이 1차 핵 위기 당시 미국의 정밀 타격을 피한 것도 수도권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북한의 장사정포 때문이었다는 예를 들었다.

2020년 1월 현재 세계핵무기현황. 사진=SIPRI
2020년 1월 현재 세계핵무기현황. 사진=SIPRI

베넷 연구원은 이런 배경을 고려할 때 50~100개 사이로 추정되는 북한의 핵무기 수는 ‘억제용’ 수준을 크게 벗어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베넷 연구원이 주장한 북한 핵무기 숫자는 스웨덴 외교부 산하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올해 1월 보고서에서 북한의 핵 무기를 30~40개로 지난해보다 10개 늘어난 것으로 추정한 것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베넷 연구원은 북한이 심각한 대가를 치르면서도 200~300개 핵무기를 보유하려는 목표를 추진 중이라면서 그런 수준의 핵 역량을 갖춰야 주변국들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역내에서 마치 ‘고구려 왕조’와 같은 지위를 꿈꾸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넷 박사가 북한의 목표로 제시한 200~300개 핵무기는 중국의 핵탄두 보유수에 맞먹는 수치다. 미 국방부는 지난 1일 의회에 제출한 중국 군사력 연례 보고서에서 “현재 200개 초반 수준으로 추정되는 중국의 핵탄두 보유량이 중국의 핵전력 확장과 현대화에 따라 앞으로 10년 동안 최소 두 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SIPRI와 미국과학자연맹(FAS)은 중국의 핵탄두 숫자를 300개에 약간 못 미치는 것으로 추정했다.

베넷 박사는 북한 정권이 엄청난 재원을 투자하고 온갖 내부적 어려움을 감수하면서까지 핵무기 보유량을 늘리는 것은 ‘억제력’ 확보에 그치지 않고 미 본토 위협을 통한 한미 동맹의 파기 등을 겨냥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북한군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발사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CSIS/미사일쓰렛
북한군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발사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CSIS/미사일쓰렛

VOA는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 핵무기가 자위적 억제력이라는 수동적인 개념을 벗어나 훨씬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수단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평가에 대체로 동의한다고 전했다. 

수미 테리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북한 핵 프로그램은 미국의 공격을 억제하기 위한 목적을 넘어선다면서 결국 비공인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아 체제 보장은 물론 경제적 지원까지 받았던 파키스탄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중앙정보국(CIA)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한반도 문제를 담당한 테리 연구원은  북한은 중국이나 러시아, 미국과 경쟁할 수 없다는 점을 자각하고 있지만, 미국을 협상에 임하게 할 정도의 핵 무력 국가로 인정만 받으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 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도 북한은 여전히 핵 강국의 권위를 인정받고 싶어 하고 그런 지위를 바탕으로 미국과 비핵화가 아닌 전략무기 제한과 감축에 대한 협상을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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