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린가스, 노비촉, 그리고 북한의 생화학 무기
상태바
사린가스, 노비촉, 그리고 북한의 생화학 무기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0.09.07 1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러시아의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갑작스럽게 쓰러지면서 ‘노비촉(Novichok)’노비촉이라는 화학무기가 관심을 끌고 있다. 노빅촉은 사린이나  VX가스보다 독성이 훨씬 강한 탓이다.더욱이 북한은 2500~5000t의 각종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알렉세이 나발니.사진=스푸트니크뉴스
알렉세이 나발니.사진=스푸트니크뉴스

 

독일 정부는 혼수상태에 빠진 러시아의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신경작용제인 노비촉(Novichok)에 공격당했다고 밝혔다.

슈테펜 자이베르트 총리실 대변인은 지난 2일 발표한 성명에서 독일 연방군 연구소의 검사 결과, 나발니에게 노비촉 계열의 화학 신경작용제가 사용된 것으로 "의심의 여지없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달 20일 러시아 국내선 기내에서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나발니가 탑승한 항공기는 시베리아 옴스크에 비상 착륙했고 그는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다.

나발니 측은 독극물에 중독된 것이라고 주장했고, 나발니는 독일의 시민단체가 보낸 항공편을 통해 지난달 22일 베를린에 도착해 샤리테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샤리테병원은 지난달 24일 나발니가 콜린에스테라아제 억제제 물질에 중독됐다고 밝혔다. 콜린에스테라아제 억제제는 살충제뿐만 아니라 노비촉, 사린가스, VX 같은 화학무기에도 사용된다.

BBC는 노비촉이 1970년대와 1980년대 옛 소련 시절 만들어진 식경작용제라고 보도했다. 노비촉은 '신참자'라는 뜻이다. BBC에 따르면, 노비촉은 암호명 '폴리언트(Foliant)' 으로 개발된 4세대 화학무기다.

노비촉은 액상이나 고형, 분말 등 여러 가지 형태로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독성 지속 시간에 대해 몇 달이나 몇 년 이라는 주장도 있는 등 과학자들마다 의견이 다르다.

 ‘노비촉’은 그 독성이 일본 지하철 테러 당시의 ‘사린가스'는 물론  북한 김정남 암살사건 때 쓰인 ‘VX’에 비해 독성이 5~8배 강해 치명성이 훨씬 높다고 BBC는 전했다

노비촉은 운반할 땐 두 부분으로 분리했다가, 투여 직전에 결합해 액체 형태로 만들 수 있어 추적하기도 어렵다고 한다. 이 때문에 러시아 당국이 노비촉 공격을 정확히 얼마나 자주 감행했는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신체가 노출되면 신경세포 간 소통에 지장을 줘서 호흡정지, 심장마비, 장기 손상 등을 초래한다. 중독 증상으론 호흡 곤란, 근육통, 구토, 실금(대소변을 참지 못하는 상태) 등이 있다.

노비촉 중독으로 목숨을 잃어도 심장마비에 따른 사망 사례와 구분하기가 어렵다

노비촉이 얼마나 ‘무서운’ 화학무기인지는 독성이 입증된 사린가스보다 더 강하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 

북한 생화학무기 시설 지도. 사진=NTI
북한 생화학무기 시설 지도. 사진=NTI


사린은 신경을 파괴하는 가스다. 몸무게 70㎏인 사람에게 0.07㎎만 먹여도 곧바로 치사량이다. 물과 땀에 녹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피부에 조금만 닿아도 끝장이다. 2㎎ 정도가 몸에 묻으면 세상을 곧바로 하직할 수 있는 무서운 화학무기다. 사린 농도가 ㎥당 100㎎인 장소에서 30초 동안 숨을 쉬도록 하면, 15분 이내에 95% 이상의 사람을 ‘전멸’시킬 수 있다고 한다. 

‘사린’은 ‘청산가리’에 비해 500배 이상 독한 ‘독약’이다. 그런데 이 보다 더 독하다니 두 말이 필요없다. ‘사린폭탄’은 단 한 발로도 60㎢ 지역 내에 있는 사람의 절반을 죽일 수 있다. 따라서 ‘불과’ 10발이면 면적 605㎢인 서울 전체를 싹쓸이할 수도 있다. 서울 인구 1000만 명을 ‘10발’로 쓸어버릴 수 있는 끔찍한 무기인 것이다. 

북한이 2019년 11월29일 공개한 초대형 방사포 발사장면. 사진=조선중앙통신
북한이 2019년 11월29일 공개한 초대형 방사포 발사장면. 사진=조선중앙통신

북한은 사린과 VX  등 각종 생화학무기를 2500∼5000t 보유하고 있고 현재 작전 배치됐거나 개발 중인 사거리 수백km인 구경 300mm, 600mm 대구경 방사포는 이를 한국 전역에 투사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데 우리 군당국이나 국민들의 북한 생화학 무기에 대한 인식 수준은 대단히 낮다는 게 문제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