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코로나19 재확산 경기 위축"...성장률 -3%대 아래로 내려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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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코로나19 재확산 경기 위축"...성장률 -3%대 아래로 내려가나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0.09.07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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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만에 경기 위축 카드 꺼내들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기가 다시 위축될 것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과 함께 소비가 위축되고 있어 하방리스크가 심해졌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은 -3%대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건설투자 추이.사진=한국개발연구원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건설투자 추이.사진=한국개발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9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코로나19가 재차 확산되면서 경기가 다시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내수는 코로나19 국내 확산이 둔화됨에 따라 부진이 일부 완화됐으나 8월 중순 이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기의 하방 압력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KDI는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9개월 연속 '경기 부진'으로 봤으나 올해 1~2월 '경기 부진 완화'로 경기 흐름 평가를 바꿨다.  그런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지난 3월부터 5개월 동안 '경기 위축'으로 경고 수위를 높였다. 

지난달에는 6개월 만에 '경기 부진 완화'로 진단했으나 한 달 만에 다시 '경기 위축 가능성'을 꺼내 들었다. 바로 내수탓이다.

코로나19 재확산 전인 7월 전 산업생산은 1년 전보다 조업일수가 이틀 감소하면서 1.6%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1.3%를 기록했다. 

7월 소매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0.5% 증가에 그쳤다. 6월(6.3%)에 비해 증가 폭이 쪼그라든 것이다. 특히 의복(-11.8%) 등 준내구재(-5.8%→-8.2%) 감소 폭은 커졌다. 비내구재(0.1%→-0.8%)도 한 달 만에 다시 하락 전환했다.

긴급재난지원금 효과가 사라진 데다 긴 장마까지 겹친 탓이다. 7월부터 개별소비세 할인이 줄어든 승용차(56.2%→18.0%)도 상승세 유지했지만 상승 폭은 꺼졌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7.2로 전달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향후 경기 상황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4포인트 오른 100.3을 나타냈다. 이 수치만 보면 경기가 나아진다고 할 수 있다.

KDI는 그러나 코로나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됨에 따라 방역이 강화되면서 경기 회복 흐름이 제약될 것으로 내다봤다. 

8월 계절 조정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59→66으로, 전산업 업황 BSI가 62→66으로 개선되면서 지난 2월과 유사한 수준으로 회복됐다. 이 수치는 8월 중순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 증가로 인한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다.

KDI는 "8월 중순 이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면서 경기가 서비스업 중심으로 다시 위축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방역단계가 강화된 이후 신용카드 매출액이 급감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소비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음을 시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분기 국내총생산(GDP)가 -3.2%를 기록한 한국경제는 더 빠른 속도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대단히 커졌다. 이 때문에 한국은행이 지난달 27일 제시한 연간 -1.3%인  GDP 성장률전망치는 더 아래로 내려갈 공산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경우는 지금까지 단 두 차례에 불과하다. 외환위기 직격탄을 맞은 1998년 ―5.1%로 경제가 크게 쪼그라들었고, 오일쇼크를 겪은 1980년 ―1.6%를 보였다. 코로나19 때문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경험할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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