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함에 따라 한국의 삼성과 SK도 화웨이에 반도체 판매를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지난달 "미국 기술이나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반도체는 (미국의) 사전 승인 없이 화웨이에 공급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 인프라가 국가 안보 위협이 되고 있으며, 화웨이가 특히 이란에 대한 제재를 위반했다고 주장한다. 중국은 미국의 이런 조치에 대해 '노골적인 패권주의'라면서 강력히 비난했다.
미국은 물론 중국 화웨이도 상대해야 하는 국내 기업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특히 화웨이는 삼성과 SK하이닉스 등의 부품을 많이 쓰는 만큼 미국의 규제조치는 한국 업체들의 매출 하락과 직결된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SK는 오는 15일부터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할 예정이다. 화웨이는 그동안 삼성으로부터 7조 원 이상의 반도체를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영국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를 인용해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제재 시행이 오는 15일로 다가오면서 한국·일본·대만 기업으로부터 2조8000억 엔 규모의 반도체·센서 등 부품 공급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디스플레이 업계가 충격이 크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는 미국 정부에 화웨이 거래 유지를 위한 거래허가 신청을 하지 않았다. 두 업체는 15일부터 스마트폰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공급을 중단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화웨이에 D램 메모리 반도체와 낸드플래스 반도체를 공급한다. 전체 매출중 화웨이 비중은 삼성전자가 3.2%(7조 3700억 원), SK하이닉스가 11.4%(3조 원)이다. 화웨이 고위 관계자는 "화웨이는 최종 제품에 한국 부품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화웨이가 미국의 규제를 받는다고 해서 좋아해서는 절대로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국의 제재안이 적용되면 화웨이에 대한 각종 부품 공급을 중단해야 하는 기업들은 대체 납품처를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