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M&A 무산, 구조조정·2500억 소송전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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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M&A 무산, 구조조정·2500억 소송전 불가피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0.09.1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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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12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ㆍ합병(M&A)이 결국 무산됐다. 열 달을 끌어온 M&A 협상이 ‘노 딜(No Deal)’로 끝나면서 아시아나항공을 채권단 관리체제 아래 두는 플랜B가 본격 가동된다. 앞으로는 아시아나 경영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과 인수 계약금 2500억원을 둘러싼 법적 공방 등이 예상된다.  

인천공항을 이륙한 아시아나항공 소속 여객기. 사진=아시아나항공 페이스북
인천공항을 이륙한 아시아나항공 소속 여객기. 사진=아시아나항공 페이스북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11일 담화문을 통해 현대산업개발과 맺은 인수합병(M&A) 계약 해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한 사장은 이날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과의 M&A 계약이 해제됐더”면서 “HDC현대산업개발의 거래종결의무 이행이 기약없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의 ‘계속기업으로서의 가치’를 보전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한 사장은 또 “지난 해 4월부터 약 1년 5개월 동안 M&A 성사를 위해 전사적으로 노력을 기울였지만 불발되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 “7주간의 실사 및 본 계약 체결 이후 8개월이란 M&A역사상 전례 없는 긴 기간 동안 HDC현대산업개발의 방대한 양의 실사 자료 및 설명 요청에 성실하고 차질없이 응대해준 모든 임직원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담화문에는 이날 오후 채권단이 발표한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를 위한 '시장안정화 대책'에 대한 감사 인사도 담겼다.

한 사장은 “계약해제에 따른 시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경영 안정화를 위해 채권단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으며,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항공기 운영과 영업환경 유지를 위해 주요 거래처들에게 필요한 제반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국가경발전과 국민편익 증진에 기여해 온 아시아나항공의 가치를 인정하고 향후 항공운송산업 발전에 더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 정부와 채권단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한 사장은 임직원들에게도 소회와 당부의 말을 전했다. 그는 “3월 이후 전사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무급·유급 휴직에 동참하며 회사의 위기극복 과정을 함께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M&A 무산 소식을 전하게 되어 안타깝다”면서 “이에 굴하지 않고 경영환경과 시장의 변화에 맞춰 우리 스스로를 변화시킴으로써 COVID-19이후의 상황에 철저히 대비한다면, 밝은 미래가 우리 앞에 펼쳐질 것”이라고 당부했다.

M&A 무산으로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관리 체제 아래에 놓이게 됐다. 이미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을 염두에 둔 채권단은 기간산업안정기금지원, 영구채 출자전환, 차등감자 등을 포함한 플랜B를 마련해 왔다. 채권단은 2조 원 규모의 기안기금을 투입해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를 달성한 다음 시장 여건이 개선되면 재매각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올 상반기 부채총계는 11조 5459억 원으로 부채비율은 2291.01%. 지난해 말(1386.69%)보다 904.32%포인트 급증했다. 앞으로 1년 동안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은 2조 원이 넘는다. 노 딜로 신용등급이 내려가면 매출 기반 자산유동화증권(ABS) 트리거가 발동돼 당장 7000억 원을 상환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위기로 국제선 운항률이 전년에 비해 10%대 수준으로 떨어져 위기극복을 위해 임원 급여 반납과 전직원 무급·유급휴직 등 고통을 분담하며 위기 극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화물영업과 여객 전세기 수요 유치 등을 통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올해 2분기 매출액 8186억 원, 영업이익 1151억 원, 당기순이익 1162억 원을 기록하여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흑자 전환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전례가 없는 경영 위기 속에서 전 임직원들이 고통분담에 적극 나서고 있어 화합을 통해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동조합(APU: 위원장 김영곤)’, ‘아시아나항공 일반노조(위원장 심규덕), ‘아시아나항공 열린 조종사 노조(위원장 곽상기)’ 3대 노조 역시 대승적 차원에서 회사와 상생적 관계를 이어가자는 데 뜻을 모으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월부터 각 노동조합과 주기적으로 노사협의회를 개최해, 회사의 경영상황 및 코로나 대책 등 주요 현안을 공유하고 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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