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혈세 지원으로 10년 사이 최저 수준 캐나다 가계 부채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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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혈세 지원으로 10년 사이 최저 수준 캐나다 가계 부채비율
  • 에스델 리 기자
  • 승인 2020.09.12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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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가계 부채 비율이 10년 사이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다는 소식이 나왔다.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속을 들여보면 입맛이 영 개운치 않다. 정부 지원으로 빚이 줄어든 탓이다. 정부 지원금도 결국 캐나다 국민이 낸 세금이다. 정부 지원금이 캐나다 경제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가 초래한 전례없는 경기 침체를 극복하고 가계가 부채를 갚는데 도움을 준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결국 납세자가 낸 세금  지원의 결과라는 점에서 무조건 환영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캐나다 경제의 건강하지 못한 단면이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캐나다 가계 부채비율 추이. 사진=캐나다통계청/파이낸셜포스트
캐나다 가계 부채비율 추이. 사진=캐나다통계청/파이낸셜포스트

캐나다 경제매체 파이낸셜포스트(FP)는 11일(현지시각)는 정부 지원금으로 캐나다 가계가 도산하지 않음에 따라 상반기 캐나다 가계부채 비율이 개선됐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연방정부와 지방정부는 코로나19 사태이후 직접 지원으로 2000억 달러 이상, 국내총생산(GDP)의 근 14%를 지원했다. 

캐나다 통계청은 이날 2분기 가계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비율이 158.2%로 전분기 175.4%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고 발표했다.  캐나다 통계청은 이에 대해 부채 총량은 거의 변함이 없지만 가계 가처분 소득이 11%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캐나다 사람은 캐나다 사람들은 2분기 말 현재 총 2조3000억 달러의 빚을 지고 있다. 이중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이 1조5000억 달러이고 7794억 달러가 신용카드 등 소비자 부채다.가처분 소득 1달러 당 1.58달러의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가계대출이 11% 늘었다니 이 얼마나 반가운 소식인가? 과연 그런가? 아니다. 가계 가처분소득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정부의 소득 이전 즉 지원금에다 담도대출 상환유예로 많은 캐나다 가구에 자금난 완화라는 혜택을 가져다 준 덕분에 늘어났기 때문이다. 경제가 살아나서 노동의 대가로 소득이 늘어난 게 아니라서 더욱더 그렇다.

캐나다 지폐와 동전. 사진=블룸버그
캐나다 지폐와 동전. 사진=블룸버그

문제는 과연 정부 지원금과 상환유예로 생긴 가처분 소득 증가가 지속가능하느냐다. 답은 '아니다'이다. 정부라고 해서 무한정 돈을 지원할 수도 없다는 것은 아는 사람은 다 안다. 이런 지원제도는 언젠가는 수그러들 것이다. 노동시장과 소비자 금융시장이 무한정 따로 갈 수수도 없다. 경기가 안좋아 실업자가 늘면 소득이 줄어 상환금을 갚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할 것이다. 가계 파산 '쓰나미'가 몰려올 수도 있다. 

그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를 정부는 생각해야 한다. FP도 완전한 경기회복은 아직 멀고 연방지원이 줄어들텐데도 가계는 빚을 갚기 위해 애를 써야 한다는 게 핵심 걱정거리다.

올해 말과 내년초에는 악성 연체가 가계파산 증가가 뒤따를 것임은 불을 보듯 훤하다. 그렇지만 당장은  정부 지원금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코로나19가 초래한 경기 침체를 벗어나고 캐나다인들은 빚을 갚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2분기 가계 가처분 소득 가운데 원금과 이자로 나간 돈의 비율은 12.4%로 낮아졌다. 전분기 14.5%에 비해 무려 2.1% 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캐나다 주정부와 연방정부가 앞으로 캐나다 경제를 정상화 하기 위해 어떤 정책을 써야하는지를 알려주는 잣대가 아닐까?

몬트리올(캐나다)=에스델 리 기자 esdelkh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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