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 "세계 석유수요 2019년 정점 찍었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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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P "세계 석유수요 2019년 정점 찍었을 수도"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0.09.15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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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석유수요는 이미 지난해에 정점을 찍었을 수도 있다고 영국의 석유 메이저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이 14일(현지시각) 밝혔다. BP는 세계 석유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는 결코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BP의 이런 전망은 석유수요가 2030년대까지 게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지난해 전망과는 판이하게 다른 것이다.

원유를 퍼올리는 유전의 오일 펌프. 사진=러시아투데이닷컴
원유를 퍼올리는 유전의 오일 펌프. 사진=러시아투데이닷컴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BP는 이날 석유시장 보고서에서 석유수요에 관한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시나리오 모두 앞으로 30년 동안 석유수요가 줄어드는 것을 가정하고 있다.

BP는 석유수요 둔화 속도와 규모는 에너지 효율 개선과  전기차 전환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business-as-usual)' 시나리오는 석유수요가 코로나19 충격을 딛고 서서히 회복하겠지만 2025년에 성장세가 멈추고 2030년 이후에는 하강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 정책과  사회의 에너지 선호도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과 같다는 것이 이 시나리오의 전제다.

다른 두 시나리오에서는 전제가 달라진다. 각국 정부가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더 적극 행동하고, 사회 구성원들의 행동에도 상당한 변화가 수반돼 석유 수요가 코로나19에 따른 감소분을 결코 회복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이 석유수요가 정점을 찍은 해가 됨을 의미한다.

새 보고서는 지난해 BP가 발간한 보고서와 크게 다르다고 CNN비즈니스는 전했다. BP는 지난해 석유수요가 2030년대까지 게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애널리스트들도 석유의 시대는 점차 저물고 있다는 데 이견이 없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화석연료에서 재생가능 에너지로 전환하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코로나19 2차 확산 가능성도 석유수요 둔화 전망의 배경 가운데 하나다. 2차 확산으로 봉쇄조처가 다시 취해지면 석유수요는 다시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기후위기에 대한 시민들의 각성이 높아진 것도 석유수요에는 악재다. 소비자들은 기후위기가 아주 먼 미래의 일이라거나, 딴 세상의 일이라는 생각을 지웠다. 

일부 투자자들도 기업성장과 주가 상승의 방편으로 기후위기를 심각히 받아들이고 있다.

BP로고. 사진=BP
BP로고. 사진=BP

BP, 셰브론, BHP 빌리턴, 엑손모빌 등 석유·광산업체들과 157개 기업들은 이날 투자자 단체인 '기후 행동 100+'로부터 공동 서한을 받았다. 

운용 자산규모가 모두 47조 달러를 넘는 이 투자자 그룹은 이들 업체에 2050년 또는 그 이전에 배출가스를 제로로 만들 수 있는 전략을 도입해 적용할 것을 요구했다. 2050년 이후에는 배출가스를 제로로 만들라는 강력한 요구다.

'기후 행동 100+'는 전세계 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최대 80%가 이들 기업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BP는 석유와 가스 생산량이 2019년의 40% 수준으로 내려가는 2030년까지 연간 저탄소 투자를  50억 달러로 10배 늘리는 것을 포함하는 새로운 전략을 투자자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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