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개미는 2600억 팔고, 외국인은 주워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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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개미는 2600억 팔고, 외국인은 주워담고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0.09.19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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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사업을 분할하기로 한 LG화학 주식을 개인 투자자(개미)는 팔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쓸어담았다. 개인은 배터리 사업 분할이 결정된 17일과 18일 이틀간 LG화학 주식을 2626억 원어치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은 2420억원을 순매수했다. 이 때문에 주가는 빠졌다. 

외국인들은 배터리 부문이 독립할 경우 제평가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는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는 배터리 물적분할결정이 주주가치에 실보다 득이 많다며 저가매수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사진=LG화학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사진=LG화학

18일 한국거래소에서 LG화학은 전날보다 3.26%(2만1000원) 오른 66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화학 주가는 배터리 사업 분할 소식이 전해진 16일과 17일에는 각각 5.37%, 6.11% 급락했다.

이날은 외국인 매수세(1378억원 순매수)가 강하게 유입해 주가를 떠받쳤다.

반면 개인은 1167억 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17일에 352억 원을 순매수했지만 18일에는 222억 원을 더 팔아치웠다.

배터리 분야 선두 주자인 LG화학 주식은 올해 코로나 사태 이후 전기차 산업이 각광받으면서 폭등했다. 코스피가 연중 최저를 기록한 지난 3월19일 28만 원에서 15일 76만8000원으로 무려 174%가량 올랐다.

주가 상승의 일등공신은 개인 투자자였다.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9200억 원, 600억 원어치의 LG화학 주식을 순매도헸다. 개인은 9600억 원어치를 더 사들였다.

분기점은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물적 분할해 12월 신설 법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출범시킨다는 소식이 전해진 16일이다. 물적 분할은 기존 주주가 아닌 회사가 신설 법인의 주식을 100% 가지는 것으로 LG화학 소액 주주들은 신설 법인의 주식을 한 주도 받지 못한다.

LG화학 분할 전과 후의 모습. 사진=LG화학
LG화학 분할 전과 후의 모습. 사진=LG화학

이에 따라 개인 투자자들은 온갖 불만을 쏟아냈다.  ‘2차 전지 대장주’로 꼽히며 개인 투자자로부터 ‘국민 주식’ 대접을 받은 LG화학은 하루 아침에 ‘배신주’라는 비판을 받았다.


개인 투자자들이 불안한 이유는 지분율 희석 걱정 때문으로 분석된다. 물적분할 후 재원 마련 과정에서 지분율이 희석될 것이라는 불안(기업공개(IPO) 또는 3자배정 유상증자 가능성)이 주가에 반영됐다는 게 중론이다.  

배터리 자회사는 앞으로 배터리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할 가능성이 높다. LG화학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배터리 자회사에 대한 지분율이 낮아져 배터리 지분가치가 감소할 수 있다.

소액 주주 반발이 거세지자 LG화학은 '배터리 사업을 분사해도 자회사의 주식 100%를 보유하는 만큼, 주주들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외국인은 배터리 사업 분할 소식이 나오자 LG화학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 배터리 사업 분할이 장기적으로 LG화학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는 점을 주목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배터리가 석유화학·첨단소재 등 다른 사업 부문과 섞여 있어 제 평가를 받지 못했는데 독립해 신설 법인의 가치가 상승하면 모회사인 LG화학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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