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주한미군사령관들 “북핵 위협 너무 크다" 전작권 전환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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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주한미군사령관들 “북핵 위협 너무 크다" 전작권 전환 반대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0.09.21 13: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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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1일 학군 출신 남영신 장군을 육군 참모총장에 임명하면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주한미군 전 사령관들은 북한 핵무기 위협을 이유로 전작권 전환에 대한 반대의견을 내놓고 있어 앞으로 양국 마찰로 파열음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2015년 12월 한국 연천군 한탄강에서 한미 양국 공병대가 연합 도강훈련을 한 이후 기념사진 촬영을 위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VOA
2015년 12월 한국 연천군 한탄강에서 한미 양국 공병대가 연합 도강훈련을 한 이후 기념사진 촬영을 위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VOA

미국과 한국 정부는 2013년 전작권 전환에 합의하고 2015년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을 문서로 합의했다.

국방부는 “국방개혁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병영문화 혁신 등 주요 국방정책을 보다 체계적이고 내실있게 추진할 수 있는 역량과 전문성을 우선 고려했다”면서 "서열과 기수, 출신 등에서 탈피하여 오로지 능력과 인품을 갖춘 우수 인재 등용에 중점을 두었으며, 창군 이래 최초로 학군장교 출신인 남영신 대장을 육군참모총장으로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미 국무부 산하 매체인 미국의소리방송(VOA)은 지난 17일(현지시각) 전 주한미군사령관들이 미-한 두 나라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논의와 관련해, 전환 시기를 오판할 경우 한국의 안보를 크게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특히 VOA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때까지 전작권 이양 논의를 영구 중단해야 한다는 퇴역 4성 장군의 주장도 전했다.

VOA에 따르면,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전시작전통제권을 한국군에 넘기기 위해서는 “북한이 완전히 비핵화돼 더 이상 핵무기를 갖지 않게 되는 것이 가장 우선적이고 중요한 조건”이라고 밝혔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한국에서 근무한 벨 전 사령관은 지난 14일 VOA에 “이런 조건이 충족될 때까지 한국의 준비태세 등 다른 전작권 전환 조건은 상관이 없다는 게 나의 견해”라고 말했다. 

벨 전 사령관은  “도발적이고 핵무기로 무장한 북한에 맞서 미국이 전쟁을 주도할 권한을 유지하는 것이 100% 필요하다”면서 “미국은 한국에 핵우산을 제공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그는 “북한을 상대로 한국은 재래식 전쟁을 주도하고 미국은 핵무기 관련 노력을 주도할 수 있다는 주장은 전쟁 발발 시 군의 지휘 계통과 국가의 지휘권에 분열을 일으킬 것”이라는 꼬집었다.

벨 전 사령과는 "미국은 북한에 맞서 지휘권과 노력의 통합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병력과 군사력에 대한 전작권을 유지할 책임이 있다”면서 "전작권 전환이 늦춰져야 할 뿐 아니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완전히 보류돼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핵으로 무장한 상황에서 전작권 전환을 실행에 옮기려는 한국 정부의 어떤 노력도 위험하고, 아마도 무모한 행동이 될 것”이라면서 "한국정부는 북한의 핵 보유를 강력하게 비난하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때까지 모든 한미 동맹군, 그리고 핵무기를 포함한 군사력의 전작권을 미군이 그대로 유지하기 바란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핵실험과 폭발력 증가 추이. 사진=CSIS
북한 핵실험과 폭발력 증가 추이. 사진=CSIS

북한은 2006년 10월부터 2017년 9월까지 6차례 핵실험을 벌였으며 사거리 1만km 이상으로 평양에서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탄(ICBM) 화성-14형과 화성-15형을 개발하고 있다. 북한은 핵탄두를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탄두소형화 기술을 획득했으며 최대 6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의 주요 미사일.사진=CSIS
북한의 주요 미사일.사진=CSIS

앞서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지난 10일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토론회에서 “미래연합사 능력 검증 세 단계가 마치 전작권 전환 조건 세 가지를 검증하는 게 전부로 잘못 알려져 있다”면서  “미래연합사 능력 검증은 전작권 전환의 첫 번째 조건, 한국군이 갖춰야 할 핵심군사능력 과제 26개 중 하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1996년부터 1999년까지 한국에서 근무한 존 틸럴리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15일 VOA에 전작권 이양 논의와 관련, "전작권 전환에 앞서 많은 조건이 평가돼야 한다”면서  “군사 역량, 준비태세, 군사 기술, 자원, 위협 요소, 지휘권 통합, 지휘·통제·통신체계(C4I), 상호운용성, 한반도 안보 등을 들 수 있다”고 밝혔다.

틸럴리 전 사령관은 “전투원을 비롯해 한미연합사령관, 한국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국방부 장관이 이런 조건을 도출하고 평가해야 한다”면서  “(전작권 전환) 시기를 오판할 경우 한국민들의 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틸럴리 전 사령관은 “전작권 이양을 연기하는 것은 모든 조건의 평가 결과와 한미 양국이 합의한 조건에 근거한 합동 의사 결정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면서 “선임 전투원과 한미연합사령관이 관련 제안을 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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