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근 3000% 오른 신풍제약은 어떤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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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근 3000% 오른 신풍제약은 어떤 회사?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0.09.2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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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개발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제약업체 신풍제약이 관련 업계는 물론 주식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신풍제약은  말라리아치료제 '피라맥스'를  자체 개발한 58년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중견 제약사다.

코로나 충격으로 증시가 급락했던 지난 3월 이후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신풍제약이 지난 18일 하루에 2조원 이상 거래되며 또 상한가를 찍었다. 증권업계는 신풍제약이 ‘수익률 킹’에 올랐지만 영업이익이 20억원에 불과한데 시가총액이 10조 원에 이르러 미스터리 현상으로 주목하고 있다.

신풍제약 유제만 대표이사
신풍제약 유제만 대표이사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연중 최저치로 떨어진 지난 3월 19일 이후 이달 21일까지 2300여 상장 종목 중 신풍제약은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신풍제약의 주가는 해당 기간 6610원에서 19만4000원으로 급등해 2834% 수익률을 올렸다.

신풍 주주 현황. 사진=신풍 상반기 보고서
신풍 주주 현황. 사진=신풍 상반기 보고서

신풍제약은 지난 1962년 설립된 의약품 제조업체로 1990년 상장됐다. 2016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관절기능개선제, 혈압약이나 소염진통제 같은 복제약을 여러 종류 파는 회사다. (주)송암사가 주식의 33.42%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고 장지이(1.81%), 장호숙(1.45%), 장원준(.0.19%) 등이 주요 주주다. 신풍제약 연구소장을 지낸 유제만(65) 대표이사가 경영을 맡고 있다.

신풍제약 매출 추이.사진=신풍제약 2020년 상반기보고서
신풍제약 매출 추이.사진=신풍제약 2020년 상반기보고서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신풍제약의 말라리아 치료제인 ‘피라맥스’에 대해 코로나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 2상 시험을 승인해주면서 반전이 생겼다.  피라맥스는 신풍제약이 지난 2000년부터 약 1331억 원을 투입해 개발한 말라리아 치료제다. 세계 최초 열대열 말라리아와 삼일열 말라리아에 동시 처방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피라맥스는 국산 신약 16호로 허가받았으며 유럽 의약품청(EMA)에서도 판매허가를 획득했다.

임상 3상까지 끝내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코로나 치료제로 주목받으면서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다.

시가총액이 불어나자 지난 8월 미국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에 편입됐고 이달에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지수에 포함됐다.

지난 18일 신풍제약은 FTSE 지수 편입에 따른 외국인 매수(1879억 원) 덕에 상한가(전날보다 30% 상승)를 찍어 19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거래 대금은 2조512억 원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을 통틀어 1위였다. 2위인 LG화학보다 거래 대금이 1조 원이나 많았다.

신풍제약은 사업 확대와 연구개발(R&D) 강화에 초점을 맞추며 내실을 다지고 있다. 뇌졸중 치료제 'SP-8203'등 다양한 혁신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며 신약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고 동남아시아와 유럽 등 해외 진출도 본격 시작했다.베트남 신풍대우파마, 필리핀신풍파마, 미얀마신풍파마  등 해외 종속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피라맥스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데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치료제로 2상 임상시험을 승인받았고 국내는 물론 해외 임상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신풍제약은 그중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글로벌 2상 임상연구를 개시할 예정이다. 이번 임상은 피라맥스를 공동 개발한 비영리단체 말라리아퇴치의약품벤처재단(MMV)과 협력으로 이뤄진다. 임상시험 완료 시점은 오는 2021년 1월께로 예상된다.

신풍제약 라이선스 현황. 사진=신풍제약 2020년 상반기 보고서
신풍제약 라이선스 현황. 사진=신풍제약 2020년 상반기 보고서


신풍제약 관계자는 "현재 피라맥스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국내와 해외에서 임상연구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등 제약사로의 책임과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의구심을 가진 눈초리는 적지 않다. 신풍제약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0억 원에 불과하고, 심지어 2017년 90억 원, 2018년 69억 원으로 해마다 줄고 있는 탓이다.전문가들은 향후 신풍제약 지분 28%를 보유하고 있는 오너 일가의 주식 매매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적이나 가치 대비 주가가 과대 평가되었다면 대량 매도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1000억원대였던 오너 일가의 지분 가치는 현재 3조 원에 육박한다.

송암사 지분현황(2018년 말 현재). 사진=송암사 금융감독원
송암사 지분현황(2018년 말 현재). 사진=송암사 금융감독원

신풍제약은 2014년 창업주 장용택 회장의 호 '송암'을 따 송암사를 세웠다. 1936년 함경북도 함흥 출생인 고 장 회장은 서울대학교 약대(1961년)를 졸업한 후 1962년 신풍제약을 창업했다.

주식회사 송암사는 2015년 12월 24일에 부동산 임대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본점은 대구 달구벌대로에 있다. 송암사는 2016년 4월 6일 지주회사 전환과 함께 오너 일가의 신풍제약 지분을 넘겨 받아 신풍제약 최대주주가 됐다.

신풍제약 지분을 송암사로 현물 출자한 오너일가는 고 장 회장의 아들 장원준 사장을 비롯해 어머니 오정자 씨 등 5명이다. 고 장용택 회장의 장녀 장호숙 씨를 비롯한 딸 4명은 현물출자에 참여하지 않았다. 당시 장원준 사장(19.04%)과 어머니 오정자 씨 (6.54%)의 지분이 송암사로 넘어갔다.

현재 장원준 사장은 2018년 말 현재 송암사의 72.91%를 보유하고 있다. 장 사장은 송암사와 신풍제약 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구축, 견고한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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