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日 실업률 2.2% 경제성장의 과실인가 인구감소의 역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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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日 실업률 2.2% 경제성장의 과실인가 인구감소의 역설인가
  • 박준환 기자
  • 승인 2019.12.30 1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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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만의 최저...3% 이상 완전 고용상태...구직자 1명당 일자리 1.57개

일본의 지난 11월 실업률이 2.2%를 기록했다. 27년 만의 최저치다. 같은달  경제규모가 훨씬 작은 한국의 실업률 3.1%보다 낮다.  이에 따라 일본의 경제 규모를 감안하면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일본 경제 성장의 결과라는 주장과 인구 감소와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가 역설적으로 완전고용을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 

일본 총무성 2019년 노동력 조사결과.사진=일본총무성
일본 총무성 2019년 노동력 조사결과.사진=일본총무성

일본 총무성은 지난달 일본 실업률이 2.2%로 집계돼 10월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고 27일 발표했다.

2.2%의 실업률은 1992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일본의 연평균 실업률은 지난 2016년 3.1%에서 2017년 2.8%로 3% 아래로 내려간 뒤 2018년 2.4%로 2년 연속 2%대를 기록했다. 

올해들어서는 올해 7월과 8월에 이어 세 번째 기록이다. 9월과 10월 실업률은 각각 2.4%였다.

실업자 수도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7만 명 감소한 151만 명으로 1992년 12월(144만 명) 이후 26년 11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개인 사정으로 이직자가 12만 명 줄어든 탓이 크다.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53만 명 늘어난 6762만 명으로 83개월 연속 증가했다. 특히 여성 취업자가 42만 명 증가한 3009만 명으로 늘어났다. 남성 취업자는 11만 명 증가한 3753만 명이었다.

일본 실업률은 2016년 9월 이후 단 한 달(2017년 5월)을 제외하곤 완전고용 상태라는 3%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의 완전실업률(남녀계, 남녀 성별)추이.사진=일본총무성
일본의 완전실업률(남녀계, 남녀 성별)추이.사진=일본총무성

이처럼 일본 실업률이 낮은 것은 인구구조 변화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인구가 줄어들어 일자리가 남아돌아 실업률이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이날 발표한 11월 유효구인배율은 전달과 같은 1.57배였다. 유효 구인 배율은 전국의 헬로 워크에서 직업을 찾는 사람에게 기업이 몇 명을 구하는지를  보여준다. 3개월 연속으로 구직자 한 명당 일자리 수가 1.57개라는 얘기다. 정규직 유효 구인 배율도 3개월 연속 1.13 배를 기록했다. 고용 선행 지표인 신규 구인 배율은 전월 대비 0.12 % 포인트 낮은 2.32 배였다.

일본 경제는 소폭 성장하는 데 2007년부터 인구가 줄다 보니 구직난보다 오히려 구인난을 겪고 있다는 게 일본의 현실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경제 성장세도 완전고용에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올 3분기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분기에 비해 0.4% 증가했다. 미국처럼 연율로 계산하면 성장률은 1.8%다.  개인소비와 설비투자가 늘면서 일자리도 늘었다.

일본은 당분간 노동시장에서 ‘인구 감소의 역설’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일본의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2015년 7596만 명에서 2030년 6656만 명으로 940만 명 감소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2020년 이후 일본의 실질 성장률이 매년 1.2%를 유지한다면 2030년 일본의 노동력 수요는 7073만 명에 이른다. 반면 노동력 공급은 6429만 명에 그쳐 644만 명가량 일손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일본 경제가 장기간 1.2% 정도의 성장률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제조건을 단 것이다. 일본 경제가 과연 그럴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고 따라서 이런 낮은 실업률이 유질될지도 의문이다. 아베 신조 총리가 일본 최대 경제단체인 게이다렌에 내년도 임금을 올려줄 것을 요청한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임금을 올리면 가처분소득이 늘어 소비가 늘고 그 결과 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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