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 광산에서만 캐는 것이 아니다. 휴대폰과 태브릿,노트북 등의 회로 기판에서도 끔을 뽑아낼 수 있다. 금은 회로와 칩을 연결한다.이를 녹여 금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바로 도시광산이다. 그런데 뉴질랜드 기업이 휴대폰과 노트북, 태블릿 등 급증하는 전자폐기물에서 미생물을 사용해 전자폐기물에서 금을 뽑아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미국 CNBC방송은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본사를 둔 청정 기술 회사 '민트이노베이션(Mint Innovation)'이 미생물을 이용해 전자 폐기물에서 금속을 추출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민트는 습식야금술과 바이오기술을 이용해 전자폐기물에서 금과 팔라듐, 은과 구리 등 유용한 금속을 추출하기 위해 2016년 설립됐다.
올리 크러쉬 민트 공동창업자 겸 최고과학책임자는 CNBC '지속가능 에너지'에 프로그램에 출연해 "전자 폐기물 등의 공급 원료에서 귀중한 금속을 회수할 수 있는 생물학 프로세스를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민트이노베이션의 시스템에는 고철을 채취해 갈아서 동일 농도 모래로 만드는 게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크러쉬는 "우리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내부에 든 모든 금속을 여과 과정에 노출시키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회로판에는 칩이 많이 붙어 있고 그 안에는 많은 가치가 들어 있는 만큼 그것을 노출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트이노베이션이 금과 같은 고가치 소재 회술 기술은 '바이오제련법(biorefining process)라고 하는데 여러 단계로 이뤄져 있다. 우선 폐기물을 분말로 갈고 이어 용해하며, 용해되지 않은 물질은 걸러낸다. 그 다음에 미생물이 투입된다. 금 원자는 '선택적 생물흡착'이라는 과정에서 미생물에 흡착된다. 금으로 코팅된 미생물은 여과해서 반죽으로 만든 다음 다시 '재'로 만들어 제련해 고체의 재활용된 금을 생산한다.
지속가능성 관점에서 보면, 이미 유통되고 있는 제품에서 금속을 추출하는 것이 생각보다 중요하다.
휴대폰, 태블릿, 노트북 등 전자제품이 거의 매일 산더미처럼 쏟아지지만 재활용률은 대단히 낮다. CNBC는 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5360만t의 전자폐기물이 발생했지만 이 중 17.4% 만이 공식으로 적절하게 수거돼 재활용됐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전자폐기물 통계 파트너십(GESP)는 지난 7월 '글로벌 전자폐기물 모니터 2020' 보고서에서 전자폐기물에 수은, 염산염화탄소, 클로로플루오로카본, 브롬화 난연제 등 유해물질이 포함돼 있다면서 전자폐기물 증가, 낮은 수거율, 처리방법은 환경과 인간의 건강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오클랜드대 화학과학대학의 카메론 베버 선임강사는 "전자폐기물 가치의 근 50%가 전자회로에 사용되는 금에서 나온다"면서 "전자 폐기물에는 광산에서 채굴된 금 정광보다 더 많은 양의 금이 들어 있는데, 이는 도시광산의 가치와 그 안에서 발견되는 일부 금속들을 재활용하고 재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런 금속을 분리하고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고 베버는 덧붙였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