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목재 수요 많아도 관련 기업 주가 맥빠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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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목재 수요 많아도 관련 기업 주가 맥빠진 이유
  • 박고몽 기자
  • 승인 2020.10.09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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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캐나다 경제에 깊은 상흔을 남겼다. 그런데 경제봉쇄령으로 많은 캐나다인들이 집에 머무르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목재 집을 수리하는 사람들이 늘자 목재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그렇지만 기이하게도 관련 기업 주가는 영 맥을 못추고 있다. 무슨 이유일까?

캐나다 브리티시콜롬비아주의 한 제재소에서 근로자가 목재에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파이낸셜포스트
캐나다 브리티시콜롬비아주의 한 제재소에서 근로자가 목재에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파이낸셜포스트

캐나다 매체 파이낸셜포스트는 8일(현지시각) 목재가격이 지난달초 역대 최고로 치솟았다면서 이런 소식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목재 가격은 지난달 초 1000보드피트(두께 1인치 넓이 1제곱피트인 목재) 가격은 955 미국달러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는 2018년 최고치에 비해 약 82% 상승한 것이라고 한다.  북미지역의 여러 복재 바스켓 가격을 조사하는 랜덤 랭서스(Random Lengths)를 인용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목재가격 전망이 밝다고 한다. 저금리에다 북미 전역의 주택시장 활황으로 목재수요 강세가 내년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고 한다.게다가 목재가격이 오르면 풍부한 현금이 캐나다 전역의 목재회사로 유입될 것으로 관측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사회 분위기가 어두은 상황에서 이보다 더 좋은 소식이 어디 있겠는가마는 실상은 그렇지 않다. 투자자들은 목재회사 주식에 투자를 기피한다.그래서 주가는 오르지 않고 부진하다.

목재가격 추이. 사진=파이낸셜포스트
목재가격 추이. 사진=파이낸셜포스트

밴쿠버에 본사를 둔 캔포코프(Canfor Corp) 주가는 지난 7일 오후 주당 15.75달러에 거래됐는데 올 여름철 18달러를 한 때 넘은 것에 비하면 낮다. 캔포 주가는 2018년 중반 32달러까지 올랐다가 지난해 중반에는 9달러까지 떨어졌다. 증권사 목표주가는 29달러인데 현재주가는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또 인터포 코프(Interfor Corp) 주가도 목표 주가는 22달러지만현 주가는 15.65달러에 불과하다. 웨스트프레이저팀버 목표 주가 역시 82달러이지만 현재 거래가는 62.92달러로 낮은 수준이다.
 
현재 주가는 목재가격 600달러 때에 비교해서도 턱없이 낮다.  목재가격이 1000보드피트당 600달러를 넘었을 때 캔포주가는 33달러, 인터포는 27달러, 웨스트프레이저는 96달러였다.
 
그만큼 요즘 목재회사는 저평가 되고 있다는 뜻이 된다.
 
목재 업체 주가가 낮은 것은 투자자들이 투자를 기피하기 때문이다.
 
RBC증권의 임산업 담당인 폴 퀸(Paul Quinn) 분석가는 "대개 기업 주가는 상품가격이 나란히 움직인다"면서 "2018년 현재 가격대로라면 주가는 두 배로 올랐을 것이지만 지금은 투자자들이 염려하기 때문에 그렇지 않다"고 분석했다.
 
11월께 가격이 600달러로 내려가고 2021년 내내 떨어질 것으로 투자자들은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퀸 분석가는 "목재 가격은 해마다 추워지고 건설이 둔화되는 이맘때면 가격이 내려가는 경향이 있다"면서 "부정적인 시장 전망의 대부분은 2018년 일어난 일의 여파"라고 평가했다.

2018년에는 저금리와 주택 수요 증가에 따라 가격이  첫 2분기 내내 가격은 강세였는데 2분기 말에 목재 운반 철로의 혼잡에 따른 목재운송 문제, 금리상승 등이 이어졌고 목재 가격과 목재회사 주가는 2019년 동반하락했다는 게 퀸 분석가의 설명이다.자라보고 놀란 투자자들은 솥두껑만 봐도 겁을 먹고 있는 형국이다. 

산소나무좀 등 해충 탓에 붉게 말라 죽은 소나무. 사진=파이낸셜포스트
산소나무좀 등 해충 탓에 붉게 말라 죽은 소나무. 사진=파이낸셜포스트

반면 낙관론자들도 있다. 낙관론의 근거는 이렇다. 공급부족과 수요 지속으로 목재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그에 따라 목재업체들은 올해와 내년에 상당한 개선된 실적을 내놓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우선 공급 측면에서 보면 소나무 좀벌레 기승으로 원목 공급이 줄었다. 캐나다의 대표 소나무 산지인 브리티시콜롬비아주의 경우 2005년 발생한 소나무좀벌레(Mountain Pine Beetle) 병으로 상품화가능 소나무의 54%가 파괴된 것으로 주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이 때문에 목재회사들은 제재소 폐쇄나 시설 감축을 단행했다. 퀸 분석가는 이것 만으로도 북미 지역 목재 생산량의 약 4%가 줄었다고 분석했다.
 
뒤이어 코로나19가 발생하자 목재회사들은 제재소의 운영능력을 39%로 확 줄였다. BMO캐피털마켓의 마크 와일드 분석가는 캐나다와 미국 북부 지역은 시설능력의 69%, 미국 남부지역은 86% 수준에서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게다가 미국 서부 산불로 제재소가 폐쇄되거나 가동률을 낮추고 있다.

다음은 수요다. 캐나다산 목재의 69%가 쓰이는 미국 주택시장이 살아나고 있다. 뜻밖의 수요가 생겼는데 캐나다엔 목재 재고가 거의 없다. 결론은 가격 상승이다. 앞으로 몇 달 안에 가격이 내릴 것이지만 당분간은 가격이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수 있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듯하다. 

CIBC월드마켓의 하미르 파텔(Hamir Patel)은 지난 2일 투자자 서한에서 목재회사들은 목재가격이 꼭지점에서 내려올 것인 만큼 앞으로 몇 주동안 주가에서 더 많은 압력과 변동성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처럼 전망이 엇갈리는 만큼 투자자들의 신중함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다.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 clement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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