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의선 시대... 전동화전략과 지배구조 개편이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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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정의선 시대... 전동화전략과 지배구조 개편이 숙제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0.10.14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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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50)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14일 현대차그룹 회장에 선임됐다. 이에 따라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국내 재계 '빅5'의 '3·4세 경영인' 시대가 활짝 열렸다. '3.4세 경영인'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으로 국내 재계엔 '합리성'.'민첩성'을 중요시하는 기업문화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정몽구(82)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에 이어 그룹을 이끌 정의선 회장(50)이 풀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정의선 현대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그룹 회장

정 회장은 이날 임직원에게 보내는 취임 일성에서 "미래의 새로운 장(章)을 열어 나가야 한다는 무거운 사명감과 책임을 느낀다"라며 "현대차그룹은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이라는 인류의 꿈을 함께 실현하고 그 결실을 전 세계 모든 고객과 나누면서 사랑받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탈(脫) 내연기관과 전동화가 자동차 산업을 뒤흔드는 가운데 맞은 '코나 일렉트릭' 화재 사건은 정 회장에게는 리더십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현대차에서 '베스트 셀링 전기차'로 통하는 코나 일렉트릭이 최근까지 화재가 13건 보고되며 차량 결함인지 배터리 결함인지 원인부터 분분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국내와 해외에 판매된 7만 7000여 대를 리콜했다. 

장기로는 전동화 전략을 차질없이 추진해야 한다. 현대·기아차는 2025년까지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5위권, 판매량 100만 대를 목표로 잡았다. 정몽구 명예회장 시절부터 시작한 수소전기차 사업 주도권을 선점하는 것과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등 신규 모빌리티(운송) 구상을 실현하는 일도 정 신임 회장 몫이다.

경영권을 넘겨받은 정 신임 회장이 그룹 지배권 강화를 위해서는 지배구조 개편이 필요하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는 '현대차→기아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 '현대차→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현대차' 등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로 얽혔다. 정 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 23.29%를 가졌지만 현대차 지분은 2.35% 뿐이다. 기아차 지분은 1.74%, 현대모비스 지분은 0.32%에 불과하다.

현대자동차 전기차 코나일렉트릭.최근 잇따른 화재로 현대차의 골칫거리로 등장했다.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전기차 코나일렉트릭.최근 잇따른 화재로 현대차의 골칫거리로 등장했다.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그룹은 이날 오전 임시 이사회를 화상으로 열고 정 신임 회장 선임건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정 수석부회장은 회장으로 승진했다. 정 회장은 지난 2018년 9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2년 만에, 올해 3월 현대차 이사회 의장에 오른지 7개월 만에 명실상부한 그룹 수장이 됐다. 

정 회장은 1970년 10월 18일생으로 올해 만49세다.  1994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 입사하면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현대모비스 부사장, 기아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2009년 현대차 부회장에 임명됐다.

정 회장은 기아차 사장 재직 시절 준중형(K3)부터 대형(K9)에 이르는 세단 라인업을 구축하면서 판매량을 대폭 끌어올리는 데 이바지했다.
현대차로 자리를 옮긴 뒤인 2017년에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를 직접 소개했다. 그는 당시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는 파격을 선보이며 화제가 됐다.

정몽구(82) 전 회장은 최근 가족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정 신임 회장에게 그룹 회장직을 맡으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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