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3.4조 품질 충당금 쌓는 전략...'신뢰 자본'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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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3.4조 품질 충당금 쌓는 전략...'신뢰 자본' 구축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0.10.19 2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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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위해 3분기 적자 감수

현대·기아자동차가 올해 3분기 실적에  3조4000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반영하기로 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충당금이다. 비자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선제 결정으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용단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는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했으나 이번 충당금을 반영하면 적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

정의선 현대그룹 회장.사진=현대자동차
정의선 현대그룹 회장.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2조1352억 원, 1조2592억 원의 품질 비용을 이번 3분기 실적에 충당금으로 반영한다고 19일 공시했다. 두 회사는 공시에서 “3분기 경영 실적에 추가 충당금 설정과 선제 고객 보호 조치를 위해 품질 비용을 반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두 회사는  “근본적인 개선책 마련과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품질 이슈의 재발 방지에 력하고, 소비자 신뢰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기아차는 이날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가진 설명회도 가졌다. 26일 공식 실적 발표에 앞서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2018년 3분기 4600억 원, 2019년 3분기 9200억 원 등 두 차례에 세타2 GDI 엔진 리콜 관련 충당금을 실적에 반영했다. 이후 엔진 교환 사례가 예상보다 많아져 추가 충당금 반영이 불가피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번 충당금 적립은 정의선 회장의 결정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지난 14일 취임사를 통해 ‘고객’이라는 표현을 아홉 번 사용했다.  정 회장은 평소 임직원들에게 ‘고객의 신뢰를 잃으면 끝장’이라고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충당금 적립은 실적보다 고객의 품질 관련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결단으로 이해된다.

현대·기아차의 ‘세타2 엔진 평생 보증 프로그램’에 더 많은 비용을 투입하고, 다른 엔진에도 선제 조치를 취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10월 세타2 엔진을 얹은 국내외 차량 400여 만 대를 평생 보증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여기에 더 많은 비용을 쓰기로 결정했다. 그 비용만 약 2조8420억 원이다.

현대·기아차는 보증 대상 차량의 평균 운행 기간이 12.6년 수준일 것이라고 추정했지만, 이를 이번에 19.5년으로 수정했다. 고객이 예상보다 자사 차량을 더 오래 탈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평생 보증 대상은 현대차의 쏘나타, 투싼, 싼타페와 기아차의 K5, 스포티지, 쏘렌토 등이다.

현대·기아차는 "근본 개선책 마련과 함께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품질 이슈 재발 방지에 주력하며 품질에 대한 고객 신뢰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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