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SLBM,'판세 바꿀 미래의 위협'...한미일 긴밀 공조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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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SLBM,'판세 바꿀 미래의 위협'...한미일 긴밀 공조 필요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0.10.25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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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함께 새 전략무기로 과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열악한 잠수함의 한계 탓에 당장 실용화하기 어렵지만, 향후 판세를 흔들 위험한 비대칭 전력이라는 미국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북한 북극성-2호. 사진=CSIS미사일쓰렛
북한 북극성-2호. 사진=CSIS미사일쓰렛

북한은 지난해 10월 동해 원산만 수역에서 신형 잠수한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면서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해 10월 수중 발사한 ‘북극성-3형’은 잠수함이 아니라 바지선 위에서 발사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북한은 지난 2016년 8월 ‘북극성-1형’ 발사로 SLMB 보유국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왔다. 발사관 하나에 불과한 신포급 잠수함을 플랫폼으로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의소리방송(VOA)은 24일(현지시각) 미국의 미사일 전문가들은 여전히 불투명한 북한 SLBM의 위력에 대해 “실제 역량”과 “파급력”을 분리해서 평가한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이언 윌리엄스 CSIS 미사일방어프로젝트 부국장. 사진=VOA
이언 윌리엄스 CSIS 미사일방어프로젝트 부국장. 사진=VOA

탄도미사일 능력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잠수함 기술과 건조 현황을 고려할 때 당장 물리적 공격 수단으로 활용될 수 없다는 기술적 분석, 무기 자체가 갖는 비대칭적 성격과 완성 이후 감당해야 할 ICBM 이상의 위협 때문에 ‘게임체인저’로 인식하는 잠재적 위험도 분석이라고 VOA는 설명했다.

미사일 발사의 기반인 잠수함 기술 수준만을 놓고 보면 기존 SLBM 보유국과 비교해 몇 세대나 뒤처져 있다는 데 전문가들은 대체로 동의한다.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프로젝트 부국장은 VOA 전화 통화에서 “북한이 미사일 개발과 관련해선 먼 길을 왔지만 잠수함의 경우엔 그렇지 않다”면서  “이 부분이 도전 과제”라고 평가했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북한이 성능이 우수한 SLBM을 가졌다 해도 현재 운용 중인 잠수함은 항해에 적합하지 않다”면서  “소음이 심해 미국, 한국, 일본의 대잠함정이나 잠수함에 포착되기 쉽다”고 한계를 지적했다.

북한이 주력으로 운용하며 개량을 거듭해온 로미오급 잠수함은 ‘바다의 경운기’라 불릴 정도로 소음이 심하며 6.7m급의 압력선체를 가지고 있어 여기에 탄도 미사일을 싣는 것은 불가능하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부력에 의해 수면으로 떠오른 미사일이 공중에서 점화하는 ‘콜드론치’ 역량까지는 어느 정도 보여줬지만, 이 미사일을 장착해 운반할 수 있는 안정적 잠수함을 개발하거나 배치하지는 못했다”면서 " 북한의 잠수함 기술을 “2~3세대 뒤떨어진 1950년대나 60년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미사일을 잠수함 발사 장치에 올리는 것은 훨씬 복잡한 기술을 필요로 한다”면서  “당장은 국가 위신(prestige) 때문에 SLBM 역량을 과시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비확산센터 소장은 이런 한계를 고려해 북한의 SLBM을 '장기 위협'으로 규정했다. 루이스 소장은 “중국도 SLBM 개발에 매우 오랜 시간이 걸렸고 1980년대에 매우 조악한 모델을 선보였지만 ‘배치했다’고 말할 수도 없는 수준이었다”고 강조했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인도의 예를 들면서 “제대로 작동하는 탄도미사일을 보유했지만 잠수함을 개발하는 데는 20년가량 걸렸다”면서 "이제야 기술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보다 경제 규모가 훨씬 크고 기술에 접근하기 쉬운 인도의 사례를 볼 때 (잠수함) 개발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성능이 대폭 개선된 신형 잠수함 건조를 시도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미사일 전문가들이 SLBM이라는 무기가 갖는 전략적 특수성 때문에 현재의 기술 수준이 아니라 언젠가 현실화할 잠재적 위력에 초점을 맞춰 평가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공격 목표까지 은밀히 접근한 뒤 발사할 수 있어 괌·하와이는 물론, 미국 본토까지 사정권에 두는 전략무기로서의 특성 때문에 북한 ICBM의 한계를 극복한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염려가 나온다.

루이스 소장은 북한이 당장 우려할 만한 SLBM 개발 단계에 도달한 것은 아니지만 완성된 이후에는 엄청난 위협을 가하는 무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SLBM은 북한 미사일 위협에 새로운 차원을 더할 것”이라면서 “심지어 성능이 떨어지는 잠수함이라 하더라고 일단 기동을 시작하면, 한미일간 긴밀한 위치추적 공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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