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이 기가 막혀...20kg 6만 원 육박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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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이 기가 막혀...20kg 6만 원 육박 왜?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0.10.28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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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올 여름 긴 장마와 연이은 태풍으로 작황이 부진해 쌀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정부는 쌀 수급과 가격이 안정세라며 별도의 조치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쌀 가격 추이. 사진=농산물유통정보
쌀 가격 추이. 사진=농산물유통정보

2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운영하는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이날 쌀(일반계) 20kg 소매 가격은 5만8478원으로 전날에 비해 0.2% 내렸다. 그러나 1년 전 같은 날 가격 (5만1031원)보다 14.6% 올랐다. 도매 가격 역시 5만5060원으로 1년 전(4만6540원) 대비 18.3% 올랐다.

쌀 소매가격(20kg 기준)은 2017년까지 4만 원을 넘지 않았다. 2018년에도 연평균 가격이 5만원을 넘지 않았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5만 원대였는데 이달 들어 가파르게 상승했다. 

보통 쌀 가격은 10월 초에 가장 높다가 가을 햅쌀 출하가 시작되면서 점차 내려간다. 그러나 올해는 오히려 햅쌀 출하가 본격화하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 작황이 좋지 않아 평년보다 수확량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농림부는 올해 쌀 생산량이 363만여t으로 전년 대비 11만여t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산지 쌀 한가마 22만 원 육박

올해 산지 쌀값은 지난해산 재고소진과 2020년산 수확 지연 등으로 과거보다 높은 수준이다. 10월 5일 산지쌀값은 80kg당 21만9288원으로 전년 동기(19만1912원)대비 14.3% 올랐다.

농식품부는 10월 하순 이후 재배면적 91%를 차지하는 중만생종이 본격 출하하면서 쌀값도 안정화될 것으로 예측한다.

쌀 수급 안정을 위해 수확기 출하 물량을 안정적으로 매입하고 쌀값 추이를 지켜보며 산물벼 인수도 등 필요 조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수확기 공공비축과 함께 산지유통업체에 지난해보다 6.5% 증가한 벼 매입자금 3조3000억 원(농식품부 1조2000억 원, 농협 2조1000억 원)을 지원해 수확기 출하 물량을 매입할 예정이다.

태풍 등에 따른 농업인 피해를 최소화하고 시중 쌀의 품위 저하를 막기 위해 도복(쓰러짐), 흑·백수(낱알이 변하는 현상) 등 피해벼 농가 희망물량을 매입한다. 쌀값이 급등락하지 않도록 수요조사 등을 거쳐 산물벼 인수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떡·도시락 등 영세업체의 원가 부담 완화를 위해 연말까지 정부양곡 가공용 쌀 1만2000t을 추가 공급한다. 당초 올해 가공용쌀 공급 계획량은 28만t이었지만 8월 1차로 2만5000t을 추가 한 바 있다. 이번 추가 물량까지 합하면 총 공급량은 31만7000t이다.

가격 동향에 따라 필요시 영세자영업자 등 대상 정부양곡 공급방안도 추가로 검토할 계획이다.

오뚜기밥 '발아흑미' 사진=오뚜기
오뚜기밥 '발아흑미' 사진=오뚜기

 

■식품업계 비상

공급은 줄었으나 올해 코로나로 가구의 내식 비율이 높아지면서 쌀 수요는 오히려 증가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이 쌀 가격 인상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유통업계는 입을 모으고 있다.

식품업계는 쌀값 변동 상황을 유심히 모니터링하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쌀 가격 인상으로 즉석밥을 비롯한 쌀을 원료로 하는 주요 식품의 가격이 인상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오뚜기는 이미 지난 9월 즉석밥 '오뚜기밥'의 가격을 3년 만에 평균 8% 인상했다.  즉석밥 1위 브랜드 '햇반'을 생산하는 CJ제일제당과 '쎈쿡'을 생산하는 동원F&B도 쌀값 상승에 긴장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일단 "즉석밥 가격 인상은 아직 계획에 없다"는 입장이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도시락도 가격 인상설이 나오고 있다. 한 편의점 업체 관계자는 "쌀 가격이 많이 올라 제품 가격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현재는 인상폭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 "햅쌀 출하시 쌀 가격 안정될 것"

정부는 이달 하순부터 중만생종 쌀이 출하하기 시작하면 쌀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 11일 발표한 ‘2020년도 수확기 쌀 수급안정대책’에서 "쌀 예상 생산량이 감소했지만 소비 감소 추세를 고려하면 수급은 균형범위 이내 수준"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이달 초 쌀 가격 상승폭이 유독 큰 것은 태풍 등으로 인해 조생종의 품위가 떨어졌을 뿐더러 수확기도 늦춰진데다 마침 구곡 재고도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중만생종이 본격 출하되는 시기에는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산 쌀 예상생산량은 전년대비 3.0% 감소한 363만1000t이다. 재배면적 감소폭은 4000ha로 크지 않지만 집중 호우와 태풍 등으로 작황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최종 생산량은 11월 중순경 확정될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매년 쌀 소비량 감소 추세 등을 감안하면 예상 수요량 감소폭이 올해 생산량 감소폭과 비슷해 수급은 균형 범위일 것으로 예상했다. 10월 말 기준 정부양곡 재고는 106만t이고 2020년산 공공비축 매입량(35만t)까지 감안하면 정부의 쌀 공급 여력은 충분하다고 농식품부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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