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리라화 가치 30% 추락...중앙은행 총재 쫓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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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리라화 가치 30% 추락...중앙은행 총재 쫓겨나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0.11.0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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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가인 터키의 통화 리라화 가치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급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통화정책 결정에 깊숙이 관여해해온 레젭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중앙은행 총재는 통화가치 하락 책임을 물어 해임했다.올들어 터키 리라화가 미국 달러에 대해 30% 폭락했다.

가치가 급락하고 있는 터키 리라 지폐 뭉치. 사진=CNBC
가치가 급락하고 있는 터키 리라 지폐 뭉치. 사진=CNBC

8일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7일 무라트 우이살 터키 중앙은행 총재를 전격 해임하고, 그 자리에 재무장관 출신의 나시 아그발을 지명했다.우이살 총재는 취임 16개월 만에 쫓겨났다. 지난 5년 동안 4번째 중앙은행 총재 교체다.

우이살 총재 해임은 이날 오전 터키 정부 관보를 통해 발표됐다. 전격 해임이었지만 이유 설명은 없었다. 

쫓겨난 우이살 무라트 터키 전 중앙은행 총재. 사진=DW닷컴
쫓겨난 우이살 무라트 터키 전 중앙은행 총재. 사진=DW닷컴

외환시장에서는 중앙은행이 터키 리라화 가치 유지를 위해 주요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런데  터키 중앙은행은 지난 9월 기준금리를 8.25%에서 10.25%로 기습인상했다. 

터키 중앙은행은 그러나 지난달 22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시장 예상과 달리 기준금리를 10.25%로 동결한다고 발표했고 리라화 가치는 폭락했다.

외환시장에서는 대통령의 중앙은행 정책 개입에 대한 불신으로 리라가 추락하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에르도안은 높은 금리에 반대해왔다. 그는 이날 "터키는 금리, 환율, 소비자물가상승률 등 악마의 삼각형과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통화가치 하락(환율급등)을 막는 환율 방어를 위해서는 금리를 인상해 외화를 유입하게 하는 방법을 쓴다.

다수의 정부 관계자들은 우이살이 리라 폭락에 대한 책임을 지고 쫓겨난 것으로 보고 있다. 리라는 올해 신흥시장 통화 가운데 최악의 폭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달러 리라 환율은 1달러에 8.52를 기록했다. 올들어 달러화에 대한 리라 가치는 거의 30% 하락했다. 이에 따라 시장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자리 숫자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외환보유고 급락에 질겁을 하고 있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을 좌지우지하는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사진=CNBC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을 좌지우지하는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사진=CNBC

정부 고위 관계자는 "환율 상승이 전망을 정말 매우 급속하게 추월했다"면서 "수 차례의 충격요법이 예상됐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금리인상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환율방어를 정부에서 원했지만 우이살 총재가 그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번 중앙은행 총재 교체로 터키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대한 회의가 더 짙어지면서 리라 불안을 더 고조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아그발이 중앙은행 총재로 능력과 정치적 후광 모두를 갖고 있는 점을 주목하는 전문가도 있다. 전문가들은 아그발이 에르도안의 측근이자 우이살에 비해 더 정통적인 정책을 동원해 관리할 수 있는 능력있는 관리자라고 보고 있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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