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제 생산성, 50년째 마이너스...개혁·개방·기술도입이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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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경제 생산성, 50년째 마이너스...개혁·개방·기술도입이 약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0.11.09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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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경제의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1970년대부터 줄곧 마이너스(-)였다는 한국은행 연구 결과가 나왔다. 총요소생산성은은 노동 생산성뿐 아니라 노동자 업무능력, 자본투자금액, 기술 등을 반영한 생산효율성 수치이다.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경제에 투입되는 자본·노동은 계속 늘었지만, 경제 구조의 효율성은 꾸준히 낮아졌다는 뜻이다. 

북한 국내총생산 성장요인 분석. 사진=한국은행
북한 국내총생산 성장요인 분석. 사진=한국은행

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조태형 한국은행 북한경제연구실장, 김민정 한은 북한경제연구실 박사는 이런 내용을 담은 ‘북한의 자본스톡 추정 및 시사점’ 보고서를 9일 발표했다.

한 나라의 경제 성장률은 자본과 노동 투입이 얼마나 늘어났는지, 자본·노동 등 생산요소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는지를 뜻하는 총요소생산성 등 세 가지로 구성된다. 연구진이 북한의 국내총생산(GDP) 성장 요인을 이 세 가지로 나눠서 본 결과, 북한의 총요소생산성은 1956~1969년에는 경제 성장에 긍정적인 기여를 했지만 그 이후로는 줄곧 부정의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경제가 양에서 성장한 1970~1989년, 2000~2009년에도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북한의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은 1970년에서 1989년까지 -0.8%, 1990년에서 1999년까지 -3.3%, 2000~2009년 -0.4%, 2010년에서 2018년 -1.7%로 각각 평가됐다.

연구진은 “북한은 경제 성장 초기에 외연 성장을 달성하기도 했으나, 이후 총요소생산성 감소에 주로 기인해 성장이 정체되거나 부진한 회복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특히 북한에 대한 고강도 제재가 가시화된 2017~2018년에는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4.8%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0~2016년(-0.8%) 대비 크게 떨어진 것이다.

연구진은 “2000년 이후 북한 경제가 회복되면서 총요소생산성 감소율이 상당폭 완화됐으나 국제 사회의 고강도 대북 제재 영향으로 2017년 이후에는 총요소생산성이 재차 큰 폭의 마이너스를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북한 경제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큰 폭의 개혁·개방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북한의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만큼 기업·농장의 소유 구조와 운영 방식의 혁신을 통해 생산성과 효율성, 창의성을 증진하는 방향의 제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장기간의 성장 부진 상황에서 벗어나려면 무엇보다도 폐쇄 경제로부터 개방 경제로 전환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2018년 현재 GDP대비 자본스톡을 뜻하는 북한의 자본계수는 3.9배로 추정됐다. 선진국이 통상 3배 수준이라는 점에서 꽤 높다. 북한 경제에서 건설활동이 많은 가운데, 이것이 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한 저생산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2018년 현재 GDP대비 건설자산은 358%로 설비자산(33%)을 크게 웃돈 것으로 추정됐다. 2000년대 이후 두 자산 구성비는 9대 1 비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자본스톡 가운데 설비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8%에 그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1970년부터 1990년까지 남한 평균치(32%)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 같은 설비자산 부족은 전력난과 기계설비 노후화로 공장가동률이 떨어지는 등 투자 비효율성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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