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t에 7000달러 돌파한 구리 앞으로 얼마로 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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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t에 7000달러 돌파한 구리 앞으로 얼마로 뛸까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0.11.12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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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경제활동을 재개하면서 산업 건설 분야에서 폭넓게 쓰이는 구리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구리를 생산하는 고려아연과 구리 관련 제품을 생산, 판매하는 풍산이 주목받고 있다.

중국 베이징 공자 사원의 복을 비는 구리 문고리. 사진=마이닝닷컴
중국 베이징 공자 사원의 복을 비는 구리 문고리. 사진=마이닝닷컴

전세계 구리 사용량의 절반을 사용하는 최대 수요처인 중국의 경기 회복과 친환경 인프라 투자 확대, 달러약세라는 3가지 호재가 구리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달러로 표시되고 거래되는 원자재는 달러 가격이 하락하면 반대로 올라간다.

전문가들은 지속 가능한 호재들을 고려했을 때 구리의 상승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리 현물가격 추이. 사진=런던금속거래소/한국광물자원공사
구리 현물가격 추이. 사진=런던금속거래소/한국광물자원공사

12일 한국광물자원공사와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각) 구리 현물가격은 t당 6912.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23일 기록한 최저가(t당 4617.5달러)에 비해 49.7% 올랐다. 지난 9일에는 2018년 6월 이후 최초로 7000달러 벽을 넘었다.

구리 선물가격은 이미 파운드당 3달러 벽을 돌파했다.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이날 구리 12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0.7% 내린 파운드당 3.134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6일에는 전날에 비해 2% 이상 오른 파운드당 3.1740달러(t당  6997달러)까지 치솟으면서 2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구리 가격은 9일 이후 소폭 조정을 받았지만 여전히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심리는 긍정적이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지난주 내놓은 투자자동향보고서에 따르면 구리 비상업 매수 포지션은 11만5597계약으로 2018년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비상업 매도 포지션은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5만4459계약으로 나타났다.

이는 투자자들이 구리 가격 상승에 강한 확신을 보이고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구리가격 상승은 중국이 견인하고 있다. 전세계 구리 소비량의 약 40~50%를 차지하는 단일 시장 기준 최대 수요자인 중국이  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빠르게 코로나19 여파에서 탈출하면서 구리 소비가 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하나금융투자증권의 전규연 나종혁 이코노미스트는 '정책을 등에 업은 구리박사'라는 원재 레시피에서 "세계 경제의 완만한 회복 국면에서 제조업이 서비 스업에 비해 양호하게 회복되면서 구리 수요는 견실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두 이코노미스트는  "수요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이 내년에 9~10% 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중국 정부가 쌍 순환 전략을 제시하며 내수부문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면서 "내구재 중심의 소비 확대와 인프라 투자 등으로 중국의 구리 수요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또 금융위기 이 후 산업금속 수요의 회복 추이를 보면, 중국에서 먼저 수요가 늘어난 후, 시차를 두고 여타 국가들의 수요가 동반 상승했는데 이번에도 중국의 수요가 먼저 증가한 데 이어, 내년에 아시아 신흥국 등 다른 국가들의 수요가 함께 개선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중국과 호주간 무역갈등으로 중국이 호주산 구리 정광 수입을 금지하면서 제련업체들이 현물시장에서 구리를 사기 위해 몰려든 것도 한 몫을 했다고 마이닝닷컴은 전했다.

마이닝닷컴에 따르면, 호주는 중국 구리 정광 수입의 단 5%를 차지하지만 코로나19로 생긴  공급 차질과 남미 주요 생산국의 파업으로 공급이 부족한 가운데 제련업체들이 호주산 외 정광 매수에 나서면서 현물시장에서 구리 가격을 자극했다.

전세계 전기차 보급대수와 자동차별 구리 사용량. 사진=하나금융투자
전세계 전기차 보급대수와 자동차별 구리 사용량. 사진=하나금융투자

전기차 등 친환경 인프라 시장도 구리 소비를 늘리고 있다. 최근 보급이 늘고 있는 전기차와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과 태양광 패널, 풍력 발전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 산업에서 구리는 두루 활용되고 있다.

특히 향후 글로벌 친환경 기조 확산으로 전기차 보급이 활성화될 경우 구리 수요는 폭발하듯 늘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배터리 구동 전기차의 구리사용량은 369kg으로 하이브리드 전기버스(89kg), 배터리 전기차량(83kg),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60kg), 하이브리드 전기차량(40kg), 기존 차량(23kg)보다 월등히 많다.

달러 약세도 구리값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선거 승리 이후 이어지는 달러 약세에서 구리가 헤지 자산으로 부각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주요 6개국 통화와 견준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인덱스는 11일 전날에 비해 0.02% 오른 93.97을 기록했다. 올해 1월2일 96.85에 비해 3.8% 하락했다. 올해 고점인 3월20일 102.82에 비하면 9.46% 내렸다. 거의 10%가 떨어진 것이다.

하나금융투자의 전규연 이코노미스트 등은 저금리 기조를 기반으로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 건설경기도 호황이라면서 건설 경기는 글로벌 구리 수요의 약 28%를 차지하는 만큼 건설 경기의 견고 함은 구리 수요를 지지하는 또 다른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전 이코노미스트와 나 이코노미스트는 내년에도 구리 가격 상승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구리 공급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은 하방 요인이지만, 인프라, 건설, 전기차 등 다수의 산업에서 구리 수요의 확대 가 능성이 높아 초과수요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구리 가격 은 3월 저점 이후 반등했는데, 2021년 글로벌 경제의 회복 국면에서도 현재의 구리 가격 상승 사이클은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고 이들은 결론지었다.   

중국의 경기 회복,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가 맞물린다면 내년에도 구리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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