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분회사 없이도 라면 시장 부동의 1위 농심은 어떤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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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분회사 없이도 라면 시장 부동의 1위 농심은 어떤 회사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0.11.20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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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면 부동의 1위...3분기 누적 라면시장 규모 1조 6500억원, 역대 최고

'전국 라면 인기지도'가 발표되면서 농심이 주목받고 있다. 농심은 밀가를 만드는 회사 즉 제분회사 없이도 라면시장에서 부동의 1위 제품을 만들어 내는 회사에서 소비자들은 물론 주식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라면시장은  3분기까지 약 1조 6500억원의 규모를 보였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5.1% 성장한 것으로 역대 최고치다. 통상 날씨가 쌀쌀해지는 11월, 12월 라면 성수기를 고려한다면, 연말까지 2018년 세운 최대 규모(2조 93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은 올 3분기까지 약 55.4%의 점유율(전년 대비 1.4%포인트↑)을 기록했다. 신라면을 비롯해 짜파게티, 안성탕면, 너구리 등 스테디셀러들의 활약이 주효했다. 오뚜기와 삼양식품, 팔도는 지난해 보다 소폭 하락하거나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농심 지배구조. 사진=농심
농심 지배구조. 사진=농심

■'전국 라면 인기지도' 발표…농심 신라면 점유율 1위

농심이 발표한 '2020년 전국 라면 인기지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라면은 ‘신라면’으로 나타났다. 신라면은 9.9%의 점유율로 전국 1위에 올랐다.

신라면은 라면시장을 대표하는 넘버원 브랜드로 1986년 출시 이후 1991년부터 현재까지 30년째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신라면 팬이 특히 많은 지역은 충청북도로, 점유율 12.9%를 기록하며 전국 최고치를 보였다. 신라면의 대중적인 인기와 오랜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맛이 충청도민들에게 어필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0년 전국 라면 인기지도. 사진=농심
2020년 전국 라면 인기지도. 사진=농심

전국 2위는 짜파구리 신드롬의 주역 ‘짜파게티’다. 짜파게티는 지난해보다 0.6%포인트 상스한 점유율 7.1%를 기록하며 상승세가 돋보였다. 

짜파게티는 짜파구리 열풍에 힘입어 라면시장에서 가장 핫한 아이템으로 불리며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2위를 차지했다.

신라면이 유일하게 1위를 차지하지 못한 지역은 부산과 경남으로 나타났다.

안성탕면은 부산, 경남지역에서 1위, 경북지역에서 2위를 차지하며 경상도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이는 된장 맛을 선호하는 경상도 소비자들이 구수한 우거지장국 맛의 안성탕면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안성탕면은 소고기를 우린 육수에 된장과 고춧가루가 어우러져 구수하면서도 얼큰한 우거지장국의 맛을 살린 제품이다.

전라도 지역에서는 전통적으로 ‘삼양라면’이 돋보였다. 삼양라면은 전북과 전남에서 순위권(3위)에 들었다.(전라북도 4.5%, 전라남도 5.6%)  전라도 지역은 상대적으로 매운 맛의 강도가 낮은 삼양라면이 이 지역의 다양한 음식과 잘 어우러지는 특징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호남에서 생산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삼양식품에 대한 친근감도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군부대가 많고 각종 레저와 휴양시설이 밀집한 강원도 지역은 간식 혹은 간단한 요기에 편리한 용기면 ‘육개장사발면’이 3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오뚜기는 ‘수도권’ 지역에서 강세를 보였다. 진라면 매운맛은 서울과 경기, 충북 지역에서 4% 대의 점유율로 3위를 차지했다. 

대한제분 '곰표' 밀가루
대한제분 '곰표' 밀가루

■ 9개 제분사 중 6개사에서 납품받아

농심은 국내에서밀가루 사용량이 많은 기업 중 한 곳이다. 연간 3300억원대의 밀가루와 팜유 등을 사들이고 있다.

농심이 2018년 8월14일 발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농심이 2018년 매입한 소맥분 등은 총 3352억5900만원이다. 주요 원재료와 부재료 매입액의 57.2%가 밀가루 등이다.

농심은 안정적인 원재료 확보를 위해 대한제분, CJ 제일제당, 사조동아원, 대선, 삼양밀맥스, 삼화 등 총 6개 업체를 통해 밀가루를 납품 받고 있다.

경쟁사인 오뚜기가 다수 지분을 갖고 있는 대선제분에서 밀가루를 공급받고  SPC그룹이 밀다원에서 공급받고 있는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워낙 물량이 많아서 이럴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각사에서 사들이는 밀가루 규모는 계약 문제 등이어서 공개하지 않고 있다.

농심 측은 "농심은 대한제분, CJ제일제당, 사조동아원 등 국내 9개 제분사 중 6개 업체와 거래중에 있다"면서 " 팜유의 경우 주 수출국인 말레이시아 주요4개 공급선에서 경쟁입찰 방식으로 SPOT구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제분업계는 제분협회 회원사인 CJ제일제당과 대한제분, 사조동아원 등 메이저 회사 3곳이 시장을 지배허고 있다.  

■오너가 소유한 쌀가루 회사 '농심미분'

농심은 자체 밀가루 회사를 보유하지 않는 대신 쌀가루 회사를 갖고 있다. 바로 농심미분이다.

농심의 쌀 국수, 쌀 라면, 쌀 스낵의 원료를 공급하기 위해 2009년 11월 세운 회사다.

본사와 공장은 충남 아산시 탕정면에 있다. 자본금은 15억원이다. 주요 제품은 빵과 면, 떡용 쌀가루이다. 빵용 쌀은 100% 국내산이지만 면용은 절반만 국내산이다.

지분은 신춘호 회장의 삼남인 신동익 농심 부회장이 60%를 보유하고 나머지를 두 자녀가 각각 20%를 보유하고 있다. 농심 오너가 2~3세가 100% 소유한 회사라는 뜻이다. 설립초기에는 대형 마트인 메가마트와 엔디에스가 이 지분을 보유했다.

농심미분의 최대주주인 신동익 부회장은 메가마트의 최대주주로 메가마트에서 엔디에스·호텔농심·농심캐피탈·MEGAMART INC. 등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

농심미분은 농심그룹 계열사들과의 내부거래를 통해 매출을 많이 올리고 있다. 내부거래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71.60%, 2013년 47.50%, 2014년 35.20%, 2015년 29.90%로 감소세를 보이다가, 2016년 51.60%, 2017년 41.70% 등 최근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농심그룹은 지주회사 농심홀딩스가 상장사 3개, 비상장 5개, 해외법인 14개 등 총 32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 중에서도 라면 포장재를 만드는 율촌화학, 쌀가루를 제조판매하는 농심미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제조판매하는 엔디에스(NDS) 등은 오너가(家) 지분이 40~100%에 이른다. 라면 스프를 만드는 태경농산과 농심엔지니어링처럼 지주사가 100%를 소유한 간접적 지배구조 형태를 띠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농심홀딩스는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의 장남 신동원 농심그룹 부회장이 이끌고 있다. 신 회장은 농심홀딩스 지분 42.9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쌍둥이 동생인 신동윤 부회장은 13.18%로 2대 주주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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