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국민을 세입자로 만들지 못해 안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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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국민을 세입자로 만들지 못해 안달인가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0.11.23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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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값,전세값을 놓고 말들이 많다. 이 말들은 부처 장관이나 관련 국회의원들이 한 말에서 생겨난 것이다.이들은 문제의 근인을 치료할 생각은 않고 이런 말들을 내뱉으면서 국민들을 좌절하게 하고 분노하게 한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 사진=국회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 사진=국회

이번엔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말이 온국민의 가슴을 부글부글 끓게했다. 진 의원은 지난 20일 설화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입해 공공임대로 공급한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다세대주택을 방문했다. 그는 기자들을 만나 “임대주택에 대해 너무 왜곡된 편견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새삼 더 하게 됐다”면서 “아파트에 환상을 버리면 훨씬 더 다양한 주거의 형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소유의 형태가 아니라 임대의 형태에서도 (주거의 질이) 다양하게 마련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진선미," 집값 상승 배경에 '아파트 선호 현상'"

진 의원은 부동산 민심을 들끓게 만든 전월세 대란의 배경에 '아파트 선호' 현상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파트여야 한다는 생각이 지금 제일 문제이지 않을까"라면서 "제가 지금 사는 아파트와 비교해도 (이곳이) 전혀 차이가 없다. 방도 3개 있다"고 말했다.

진 의원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고 싶다. 우리 국민들이 아파트를 선호하기도 하며 '다세대 임대주택도 품질이 좋으니 살 만하며 굳이 아파트만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정도가 그의 진의일 것이다.

그럼에도 그의 말에서 '진의'를 읽는 사람은 거의 없어 보인다. 아파트값 폭등에 이어 전세대란이 정책 실패 탓이 아니라 국민들이 가진 '아파트 환상' 때문이라며 국민 탓을 한 것으로 읽은 국민은 분통을 터뜨린다. 

아파트는 주거와 관리의 효율성, 생활의 편리성이 뛰어난 창조물임은 누구나 다 안다. 살기 편하니 다 들어가 살려고 하는 것이다. 게다가 입지가 좋은 곳에 들어선 아파트는 훗날 팔아도 값이 오르니 이보다 좋은 저축성 상품은 없다. 

이것은 아파트에 대한 '환상'이 아니라 그 편의성을 아는 주택 소비자들의 아파트의 '가치'에 대한 투자이다. 투자가 가치를 가진 상품인 아파트가 저금리 기조에 갈곳 잃은 유동성이 몰려드니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지사다. 수요와 공급의 결과물인 것이다. 매매가든 전세가든 마찬 가지다.

이를 잘 아는 주택 소비자들은 형편에 맞게 정도껏 살고 있다. 정부가 시키지 않더라도 자기 형편에 맞게 노후 아파트든, 빌라든, 다세대주택이든 골라서 살고 있다. 경제사정이 나아지면 주택이든 빌라든 다세대주택이든 자기가 세든 집을 살고 싶어하고 이를 위해 열심히 저축한다. 그래서 그것이 아파트든 단독주택이든 다세대 주택이든 상품성 좋은 주택을 자기 집으로 삼으려 한다. 그것이 시장원리와 자본주의 원리를 따르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삶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아파트는 꿈도 꾸지 말고 정부가 제공하는 임대주택이나 다가구 다세대 주택에서 살라고 강변한다. 아니 강요한다. 

이 뿐이 아니다.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7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호텔방 전·월세 전환 방안’을 언급했다. 이어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영업이 되지 않는 호텔들을 리모델링해서 청년 주택으로 하고 있는데 굉장히 반응이 좋다"고 말해 빈축을 샀다. 

서울시내 중구청 관할 구역에 들어선 많은 호텔들은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것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중국인이 오지 않아 영업이 되지 않는 호텔을 개조해 집없는 서민들에게 떠안겨 호텔업계 민원도 해결하고 전월세난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여론의 호된 질책을 받았다. 집권여당과 정부는 정신을 전혀 차리지 못한다. 아니 일부러 그렇게 하는 것처럼 보인다. 현재의 아파트값과 전월세난은 주택수요자가 원하는대로 공급을 늘리면 풀릴 수 있는 문제다. 이를 외면한 채 땜질식 처방만 하니 문제는 풀리지 않고 '고질'이 되고 있는 것이다.

다세대 매입 임대 주택사업은 그것대로 하면 된다. 

답은 공급확대에 있다.

답은 의외로 간단한 데서 찾을 수 있다. 전국에서 전세값이 급등ㅎ는 가운데서도 2주 연속 전세값이 하락한 과천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2개 단지 3445가구가 입주하는 아파트에서 전세물량이 쏟아진 결과다.

공급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주장도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다세대 임대주택도 괜찮다','호텔개조 전월세도 좋다'는 식의 발언은 곤란하다. 이는 배고픈 군중에게 '빵이 없으면 쿠키를 먹으면 된다'는 말을 했다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프랑스 마리 앙트와네트의 망언과 하등 다를 게 없다. 

정부와 집권 여당은 지금이라도 ‘부동산 민심'을 제대로 읽고 현실과 동떨어진 '실언'을 삼가야 한다.그렇지 않는다면  '국민을 집주인이 되지 못하게 하고, 세입자로 만드려 한다'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정부는 우리 국민이 자기 집을 가진 집주인이 되지 않기를 원하는가?

아파트는 가격이 내려도 팔면 손에 쥐는 것은 있다. 전세를 살아도 계약기간이 지나면 전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월세를 내면 몇 년 살고 나도 손에 쥐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런데도 왜 정부는 전월세 세입자가 되라고 같은 말만 되풀이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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