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080원에 근접하며 2년6개월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하루 낙폭도 15원 가까이에 달해 9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나흘동안 24.4원이 내렸다. 시장 전문가들은 달러당 1050원~1070원을 다음 지지선으로 내다보고 있다.
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9원 내린 1082.1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18년 6월 12일(1077.2원)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저치다. 이날 환율은 4.5원 내린 1092.5원에 개장해 장 초반 낙폭을 키우며 1090원이 붕괴됐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투자의 전규연·나종혁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추가 경기부양과 통화 완화 정책 기대감으로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데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선호현상이 확산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두 이코노미스트는 또 " 한국의 10월 경 상수지를 비롯한 국내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고, 한국 주식시장으로 외국인 자금 유입세도 이어지며 원화 강세를 지지했다."고 분석했다.
우선, 주요 6개국 통화와 견준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3일(현지시각) 90.69로 전일대비 0.47% 하락했다. 이에 대부분의 통화가 달러 대비 절상 흐름을 보이고 있다.
둘째 한국의 10월 경상수지는 116억 6000만 달러로 3년1개월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역대 흑자 규모로도 세 번째로 큰 수치다. 달러가 넘치는 환율이 급락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여기에 한국 주식시장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환율 하락을 가속화시켰다. 코스피도 처음으로 2700 고지를 밟으며 나흘째 사상최고치를 이어갔다. 코스피는 1.31%(35.23포인트) 오른 2731.45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나흘째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외국계은행 지점을 중심으로 주식 매수성 자금이 유입됐다.
다음주 1080원이 무너진다면 1075원 내지 1070원, 심지어 1050원을 다음 지지선일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도 나오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전·나 이코노미스트의 경우 최근의 추세적 하락을 감안해 향후 원달러 환율 지지선을 1050원 근방을 예상했다. 미국 달러의 약세 기조가 이 어지고 한국과 중국의 경기 펀더멘털이 여타 국가들에 비해 양호한 흐름을 지속한다면 당분간 외환시장 방향성은 그대로 유지될 공산이 크다고 이들은 내다봤다.
물론 달러가 강세로 돌아서 환율이 오를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미국 비농업고용지표 등 주요지표가 좋게 나올 경우 양적 완화가 미뤄질 수 있고 달러는 강세로 돌아설 수 있다. 게다가 데다,추가 완화정책을 예고한 유럽중앙은행(ECB) 회의 이후 유로화 강세 달러화 약세 분위기가 바뀔수도 있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