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판 '워런 버핏' 효과, 중소 석유가스회사의 만병통치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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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판 '워런 버핏' 효과, 중소 석유가스회사의 만병통치약?
  • 박고몽 기자
  • 승인 2020.12.08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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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디널에너지, 억만장자 머리 에드워즈 투자 소식이 주가 급등

캐나다 캘거리에 본사를 둔 중소 석유회사 카디널에너지(Crdinal Energy)에 억만장자 머리 에드워즈(Murray Edwards) 회장이 투자했다는 소식에 이 회사 주가가 7일 급등했다.

그래서  캐나다판 '워런 버핏 효과'가 생겼다는 말이 나왔다. 워런 버핏 효과란 오마하의 현인,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특정 종목을 사거나 팔면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을 말한다. 에드워즈 머리 회장은 캐나다 석유회사 캐나디언 내추럴 리소시스의 회장이자 투자자여서 워런 버핏 효과가 생겼다는 말이 나온 것이다.

수요감소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캐나다 석유가스 회사를 상징하듯 원유를 캐내는 펌프가 먹구름을 배경으로 서 있다. 사진=파이낸셜포스트/데일리해럴드트리뷴
수요감소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캐나다 석유가스 회사를 상징하듯 원유를 캐내는 펌프가 먹구름을 배경으로 서 있다. 사진=파이낸셜포스트/데일리해럴드트리뷴

석유산업 의존도가 높은 캐나다, 그것도 캘거리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악화로 석유가스업계가 심각한 침체에 빠진 가운데 머리 에드워즈의 투자 소식은 가뭄의 단비와 같다. 

이는 캐나다 석유가스업계가 당면한 문제의 근본 해결책은 아니라는 점을 투자자들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현재의 자본투입은 석유가스업계를 살릴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뜻이다.

캐나다의 금융시장 전문 매체인 파이낸셜포스트(Financial Post)는 8일 머리 회장이 카디널에너지가 발해한 전환사채 1700만 달러어치에 투자했다고 보도했다. 카디널에너지는 '생명선'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전환사채 발행으로 조달하는 자금의 4분의 3(1300만 주)를 머리가 됐으니 이 말은 "딱 맞아 떨어진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카디널에너지 주가는 장중 최대 14% 올랐다가 10.8% 오른 주당 72센트로 장을 마쳤다. 캐나다판 워런 버핏 효과를 봤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대목이다. 그도 그럴 것이 머리 에드워즈 회장은 캐나다 에너지 업계에서 최상위 투자자이기 때문이다. 그는 캐나디언 내추럴, 엔슨 에너지서비스, 펜웨스트 페트롤리엄을 창업했고 아이스하키팀인 캘거리플레임스의 구단주다.

머리 에드워즈 캐나디언 내추럴 리소시스 회장. 사진=파이낸셜포스트
머리 에드워즈 캐나디언 내추럴 리소시스 회장. 사진=파이낸셜포스트

 

스콧 라투슈니(Scott Ratushny) 카디널에너지 최고경영자(CEO)는 감읍했다. 그는 "에드워즈 씨의 카디널 투자와 우리의 자산과 사업계획에 대한 신뢰를 환영하며 우리 회사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길 고대한다"고 말했다고 FP는 전했다.

캘거리의 많은 중소 석유 가스 회사들이 올들어 매출감소로 심각한 자금난을 겪으면서 자금줄, 투자자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해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렇기에 이런 반응은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카디널은 남부 사스캐처원과 알버타 주의 자산에서 원유 등을 하루 1만7600배럴 상당량 생산한다. 그런데 3분기까지 460만 달러의 손실을 냈다. 회사의 부채 총액은 9월 30일 현재 2억 400만 달러에 이른다. 그런데 은행들은 대출한도를 1억 달러나 줄여 2억2500만 달러로 낮췄다. 이달 말 만기가 돌아오는 빚을 산환해야 하는 절박한 처지였다. 에드워즈 회장은 카디널에게는 구세주와 다름없다. 그러니 CEO가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것조차도 당연하게 받아들 일 수 있다.

게다가 억만장자 에드워즈가 나섰으니 다른 투자자들도 발벗고 투자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마저 생기고 있으니 더할 나위 없이 바람직하다.

다른 한편으로는 에드워즈 회장의 투자를 카디널이 무조건 반길 일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에드워즈 회장은 지분 9.6%를 보유하고 있는데 투자한 회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한다면 지분율은 18%까지 올라간다. 최대주주로서 경영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가 전환사채에 공짜로 투자한 것도 아니다. 액면 이자율이 12%나 된다.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한 고육책이긴 하지만 회사 손실이 적지 않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제 과제는 카디널이 실적을 회복하는 일이다. 현재 회사 주가는 연초에 비하면 무려 71%나 하락했다. 다른 중소 석유가스 업체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로 원유수요가 감소하고 유가가 하락한 결과다.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이날 전거래일에 비해 0.9% 내린 배럴당 48.79달러,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1% 내린 배럴당 45.7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코로나19가 퇴치되고 여행과 자동차 이동이 재개돼 수요가 살지 않는 이상 유가의 급격한 상승은 기대하기 힘들다. 따라서 카디널에너지 등 수많은 중소 석유가스회사의 주가가 오르기는 힘들어 보인다. 워런 버핏 효과를 무조건 기뻐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카디널의 자구안, 에드워즈의 미래를 꿰뚫어보는 통찰력과 지도력에 기대를 걸어본다.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 clement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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