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 결국 현대重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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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프라코어, 결국 현대重 품으로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0.12.10 2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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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 우선협상자 선정...공정위 기업결합심사 통과해야

두산그룹의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가 현대중공업그룹의 품에 안길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이 현대중공업을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한 것이다. 인수 절차가 끝나면 현대중공업의 계열사 현대건설기계는 두산인프라코어와 합쳐 국내 1위, 글로벌 5위권 건설기계업체로 올라설 수 있다. 미국 캐터필러, 일본 고마쓰, 스웨덴 볼보 등 글로벌 선두권 업체들과 겨룰 수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두산그룹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가 생산하는 건설 기계인 휠로더.사진=두산인프라코어
두산그룹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가 생산하는 건설 기계인 휠로더.사진=두산인프라코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이 완료되면 ‘3조원 규모 자구안 이행’이라는 두산그룹 구조조정도 사실상 마침표를 찍는다. 두산그룹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3조6000억 원을 지원받으면서 3조 원의 자구안 이행을 약속했다.

두산그룹은 10일 ‘현대중공업지주-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보고했다. 양측은 2~3주간 추가 협상을 벌인 후 연내 본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두산그룹 로고.
두산그룹 로고.

예비입찰에 들어온 GS건설, MBK파트너스,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 등은 본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유진기업이 인수 추진에 나섰지만 현대중공업이 재무 여력과 사업 시너지 측면에서 앞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각 대상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36.07%·두산밥캣은 제외)다. 현대중공업은 7000억 원대 중반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1조 원 안팎으로 예상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인수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룹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의 올해 6월 말 연결재무제표 기준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2조2242억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를 품에 안게 되면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 '빅5'도 가시권에 넣을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영국 옐로테이블에 따르면 2019년 말 현재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 점유율은 미국 캐터필러가 16.2%로 가장 높고 이어 일본 고마쓰(11.5%), 미국 존디어(5.5%), 중국 XCMG(5.5%), 중국 사니(5.4%), 스웨덴 볼보건설기계(4.6%) 순이다.

이어 두산인프라코어 3.3%, 현대건설기계 1.2% 순이다. 이에 따라 둘이 합치면 4~6위인 XCMG, 사니, 볼보 등을 위협할 수 있다.

두 회사의 주력 시장이 달라 합병의 시너지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현대건설기계는 인도와 러시아 시장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에서 올 10월까지 1만5766대의 굴착기를 팔았다. 중국 건설경기가 활황이던 2010년(2만 대) 이후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 절차가 남아 있다. 건설기계 국내 시장 점유율 1, 2위인 두 회사가 결합하면 합산 점유율이 50%를 넘는다.시장점유율이 50%를 넘으면 독과점으로 간주하는만큼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공정위는 결합심사 신청서를 수령한 뒤 120일 안에 승인 여부를 판단한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추진 중인 두산그룹의 구조조정에 따른 절차여서 공정위 기업결합심사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이 완료되면 ‘3조원 규모 자구안 이행’이라는 두산그룹 구조조정도 사실상 마침표를 찍는다. 두산그룹은 지난 8월 클럽모우CC 매각(1850억 원)을 시작으로 네오플럭스(730억 원), 두산솔루스(6986억 원), 모트롤 사업부문(4530억 원), 두산타워(7000억 원) 등을 팔아 약 2조1000억 원을 확보했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으로 7000억 원 이상을 받으면 목표치에 근접한다.

두산그룹은 ‘캐시카우’인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이 완료되면 더 큰 숙제를 풀어야 한다. 바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일이다. 두산은 두산퓨얼셀을 중심으로 친환경 사업에 속도를 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육성하는 것은 현대상선 구조조정이 보여주듯 결코 쉬운 일이 아니어서 미래를 낙관하기는 일러 보인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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