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가계부채 비율 급등...소득은 주는데 모기지 대출 늘어
상태바
캐나다 가계부채 비율 급등...소득은 주는데 모기지 대출 늘어
  • 에스델 리 기자
  • 승인 2020.12.12 21: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캐나다 가계 부채비율이 급등했다는 우울한 소식이 전해졌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봉쇄로 실업이 급증하면서 가계 소득은 주는데 장기주택저당대출(모기지)는 증가한 탓이라는 게 언론 보도다. 그러나 캐나다 가계 재무상태는 좋다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평가다. 과연 그런가? 체감온도는 다르다.

캐나다 가계부채가 가처분 소득의 170%를 넘었다고 캐나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했다.사진은 신용카드를 긁는 모습.사진=캐나다 CBC.
캐나다 가계부채가 가처분 소득의 170%를 넘었다고 캐나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했다.사진은 신용카드를 긁는 모습.사진=캐나다 CBC.

캐나다 연방 통계청은 11일(현지시각) 가계 가처분 소득에 대한 부채비율이 지난 3분기에 170.7%(계절조정기준)로 전분기 162.8%에 비해 7.9% 포인트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캐나다 통계청은 가처분 소득 1달러당 1.81달러의 빚을 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캐나다 가계부채비율은 최고치에 이른 지난해 4분기 181%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은 이는 모기지 차입이 역대 최대로 오른 반면, 가계 가처분 소득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모기지 대출이  역대 최대인 287억 달러에 이르면서 모기지 부채는 약 1조6300억 달러로 불어났다. 이 때문에 가계가 신용시장에 진 빚 즉 가계부채는 3분기에 1.6% 늘어났다.

반면, 가처분 소득은 3.1% 줄었다. 이는 캐나다 사람들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일자리를 잃은 결과로 풀이된다. 통상 저소득 가계는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비율이 높은 경향이 있다고 통계청은 부연했다.

3분기에 고용이 팬데믹 이전 증가율인 3.7% 안에서 늘어나긴 했지만 고용보험수당이 3분기에 근 50%  떨어지는 등 정부 지원 삭감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팬데믹으로 캐나다 사람들이 집에만 있으면서 여행과 외식과 같은 재량 지출이 준 탓에 저축은 568억 달러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럼에도 2분기 901억 달러에 비하면 거의 40% 이상 줄었다. 

부유층은 주식 등 금융자산과 부동산 자산 가격 상승으로 소득이 크게 늘어났다.

매물로 나온 캐나다 주택 앞에 '매각'을 알리는 간판이 붙어 있다 .사진=캐나다 내셔널포스트
매물로 나온 캐나다 주택 앞에 '매각'을 알리는 간판이 붙어 있다 .사진=캐나다 내셔널포스트

 

게다가 3분기에 모기지 지불유예 조치가 종료되기 시작한 만큼 가계가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할 완충장치가 없어지고 있다는 점도 염려스럽다. 

캐나다 CBC에 따르면, BMO캐피털 마켓츠의 프리실리 타이가무르티(Priscilla Thiagamoorthy))이코노미스트는 고객에게 보낸 서한에서 "현금은 더 쥐고 지출은 줄었으니 가계는 일부 소비자 부채를 갚아나갈 수 있었다.최근 부채가 증가했지만 올해 초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면서 "캐나다 가계의 재무상태는 전례없는 정부 이전에 따른 소득증가에 힘입어 더 건전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캐나다 가계가 원금과 이자로 지급하는 금액이 가처분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인 이자원금상환이뷸은 2분기 연율 12.4%에서 3분기 13.2%로 대폭 상승한 것을 보면 꼭 그렇지 않다는 지적이 더 설득력을 얻는다.

캐나다가계는 절정으로 치닷는 코로나19의 맹위속에 일자리 감소와 소득감소에 이어 이자율 상승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없이 추운 캐나다 날씨가 캐나다인들의 뼛속을 저미는 것 같다.

몬트리올(캐나다)=에스델 리 기자 esdelkhlee@gmai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