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국의 환율조작 관찰대상국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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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국의 환율조작 관찰대상국이라니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0.12.17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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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스위스와 베트남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우리나라는  4년 연속으로 관찰대상국이 됐다. 지난 1월 환율조작국에서 해제된 중국도 관찰대상국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재무부 청사. 사진=RFA
미국 재무부 청사. 사진=RFA

  
환율조작국 지정 1년 안에도 미국 재무부 판단으로 변화가 없을 경우 제재 대상이 된다. 미국 기업이 해당 국가의 기업에 투자하거나, 해당 국가의 기업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제한될 수 있다.
 
미국 재무부가 16일(현지시각) 발표한 '주요 교역국의 거시경제 및 환율정책 보고서(환율보고서)'에서 스위스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사상 처음이다. 미국 재무부는 "자국 통화가치가 오르자 스위스 정부가 예전보다 훨씬 큰 규모로 외환시장에 개입했다"고 환율조자국 지정 이유를 밝혔다.
 
미국 재무부는 ▲200억 달러(약 21조 8000억원) 초과하는 대미 무역수지 흑자▲국내총생산(GDP) 대비 2% 초과하는 경상수지 흑자 ▲GDP 대비 2% 초과하는 외환시장의 달러화 순매수의 요건에 따라 환율조작국과 관찰대상국을 나눈다.

이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된다. 
 
스위스의 미국에 대한  무역수지 흑자는 485억 달러, 경상수지 흑자는 GDP 대비 8.8%를 기록했다. 외환시장의 달러화 순매수 비중은 GDP의 14.2%에 이른다. 미국 재무부 보고서에 따르면 올 2분기에만 스위스가 930억 달러를 사들였다. 요건을 모두 갖췄다.
 
베트남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584억 달러, 경상수지 흑자는 GDP 대비 4.6%를 기록했다. 달러화 순매수 비중은 GDP 대비 5.1%다.

미국은 1988년부터 환율조작국을 지정해왔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 말기인 2015년 관련 조항을 구체화했다.

한국은 4년 연속 ‘관찰대상국’에 지정됐다. 대미 무역 흑자가 200억 달러를 넘고 경상수지 흑자가 GDP 대비 3.5%를 기록하며 중국·이탈리아와 싱가포르 등이 관찰국 명단에 포함됐다. 환율조작국 지정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지만 미국 재무부의 지속적인 감시를 받는다.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수출 기업에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재무부는 한국에 대해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 경제 성장 전망이 악화했으며 수출이 압박을 받으며 대미 무역수지 흑자 폭이 줄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재무부는 “올해 4월까지 최근 4분기 동안 원화는 (달러화 대비) 3.8% 평가절하됐다”면서  “(한국 외환) 당국은 개입을 제한해야 하며, 예외적인 상황에만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화 강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외환 당국의 손발이 묶이게 된 모양새다. 
 
미국은 지난해 8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고 올해 1월 해제했다. 1988년부터 매해 약 2~3회씩 발간해온 보고서가 아닌 종합무역법상에 따른 것이었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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