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가격 급등 저금리 때문 아냐" 이주열의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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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가격 급등 저금리 때문 아냐" 이주열의 반격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0.12.18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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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상승 속도 과도' 경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치솟은 전셋값의 주된 원인은 저금리가 아니다"고  국토교통부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이총재는 또 주택 등 자산 가격과 실물 경기가 동떨어진 사실을 지적하며 금융 불균형 등의 부작용을 경고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이 총재는 지난 17일 열린 물가안정 목표 운영상황 기자간담회에서 집값이나 전세값 상승이 저금리 탓이라는 국토부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총재는 "저금리가 금융비용 감소를 통해 주거 선호지역을 중심으로 수요를 늘리는 요인의 하나로 작용할 수는 있겠지만 주된 요인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셋값은 수급 상황, 정부 정책 등의 영향을 받는다"면서 "전셋값은 지난 6월 이후 상승 폭이 확대됐지만 저금리 기조는 그 이전부터 상당 기간 유지돼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전셋값 상승은 시장의 수급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확산한 데 기인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금융통화위원화와 맥을 같이 하는 발언으로 볼 수 있다. 지난달 16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한 금통위원은 "지난 5년간 전셋값 변동과 금리 수준의 변화를 연도별로 보면 양자 간의 상관관계가 분명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은행도 국토부 설명과 다른 설명을 내놓고 있다. 한은 관련 부서도 "금리와 전셋값 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정부의 임대차보호법 개정안 시행을 전후로 전셋값 상승 폭이 확대된 데 비춰 전세 수급의 미스매치가 전세 가격 상승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재는 또 "(세계) 중앙은행이 장기간 금리를 낮게 유지하면서 실물과 자산 가격 간 괴리가 확대되고 있다"면서 "자산 가격이 높아져도 과거와 같은 `부의 효과(wealth effect;자산 증가에 따른 소비 확대)`는 제한적인 반면, 자산불평등 확대와 금융불균형 누증 등 부작용이 초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주택가격 상승 속도가 소득 증가율이나 실물 경기 상황과 비교해 과도하기 때문에, 금융불균형에 유의하며 우려의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 총재의 시각은 그동안 정부가 전셋값 상승의 주요인으로 저금리 기조를 지목한 것과는 다르다. 국토부는 지난 10월 설명자료를 통해 "기준금리 인하가 전세 가격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윤성원 국토부 1차관은 지난달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셋값이 오르는 것은 저금리와 1·2인 가구 증가로 전세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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