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아이스와인 올해는 귀하신 몸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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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아이스와인 올해는 귀하신 몸 될 듯
  • 에스델 리 기자
  • 승인 2020.12.3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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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질에 소량 생산으로 수요 증가할 듯

캐나다 나이아가라 지역은 '아이스와인'으로 유명한 곳이다. '이니스킬린( Inniskillin)' 브랜드는 375 밀리리터(ml) 한 병에 최소 55달러다. 이니스킬린 리슬링 아이스 와인 750ml 한 병은 무려 450달러나 나가지만 수요가 많은 포도주다. 이니스킬린 아이스와인은 대한항공 여객기 기내 면세점 카탈로그에도 올라 있을 만큼 널리 알려진 와인이다. 한국 사람들 가운데서 마셔본 이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포도원의 아이스와인용으로 수확을 기다리고 있는 포도송이들.사진=파이낸셜포스트
캐나다 온타리오주 포도원의 아이스와인용으로 수확을 기다리고 있는 포도송이들.사진=파이낸셜포스트

그런데 올해는 캐나다 포도원들이 아이스와인을 생산하지 않아 귀하신 몸이 될 것 같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이다. 여행이  중단돼 주요 시장인 면세점 등에서 팔리지 않아 캐나다 아이스와인 생산업자들이 생산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코로나19가 포도주 산업에도 타격을 주고 있는 것이다.  

아이스와인은 캐나다의 아이콘과 같은 상품이다. 75개국 이상에서 팔린다. 대부분 온타리오호와 나이아가라폭포 주변 지역에서 생산된 것이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남쪽으로 120km 떨어진 거리에 있는 이 두 지역은 아이스와인을 만들기에 안성맞춤인 몇 안 되는 지역이다. 기온이 섭씨 영하 8도 이하까지 내려가서 독일과 호주, 미국에 비해 천연의 이점이 있는 아이스와인 생산지로 꼽힌다.

그렇지만 올해 아이스와인 농사는 끝이 났다. 코로나19로 판로가 막히자 포도주 생산업체들이 아이스와인 생산을 크게 줄였다. 캐나다의 파이낸셜포스트(Financila Post)는 지난 22일자 보도에서 온타리오주의 포도원들이 올해 아이스 와인 생산을 위해 최소 20년 사이에 가장 적은 양의 포도를 배정해놓았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온타리오주 포도주 규제당국인 VQA온타리오에 따르면, 46개 포도원이 1068t 상당량의 포도를 신고했는데 이는 예년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 양이라고 한다. 겨울 포도 수확량을 25~30%로 확 줄였다고 한다.

다른 캐나다 매체인 글로벌뉴스는 지난해 6000t의 거의 6분의 1 수준이라면서 20년전 아이스와인 생산을 규제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적은 양이라고 전했다.

캐나다의 아이콘이 된 아이스와인 이니스킬린. 왼쪽부터 2008년산, 2005년산, 1999년산. 사진=내셔널포스트/파이낸셜포스트
캐나다의 아이콘이 된 아이스와인 이니스킬린. 왼쪽부터 2008년산, 2005년산, 1999년산. 사진=내셔널포스트/파이낸셜포스트

FP에 따르면, 캐나다 최대의 아이스와인 생산업체이자 수출업체인 아르테라 와인스캐나다(Arterra Wines Canada Inc.)도 예년의 25~30%만 수확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연간 28만8000 하프 보틀(375ml병)에 해당하는 1만~2만 상자(9리터 기준) 를 생산하고 이 중 65%를 수출한다. 이 회사를 포함해 캐나다는 지난해 미국과 중국,한국을 포함해 29개국에 20만5400리터(ml)의 아이스 와인을 수출했다. 

올 겨울철 수확을 포기하는 와이너리도 등장했다. 나이아가라 폭포 지역에서 30여년째 아이스와인을 생산해온 헨리오브펠험와이너리(Henry of Pelham Estate Winery)도 올해 처음으로 아이스 와인을 생산하지 않기로 했다.  이 와이너리를 운영하는 폴 스펙은  코로나19로 여행이 줄고 아이스와인의 주요 시장인 공항 면세점과 국경 건널목 시장이 말라버렸다고 설명했다 3월 이후 별로 팔지 못한 터라 재고가 있으니 곧이 만들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물론 포기하지 않는 이도 있다.FP는  캐나다 아이스와인의 선구자로 나이아가라의 포도원에서 연간 6000병을 생산하는 도널드 지랄도((Donald Ziraldo)는  계속 아이스 와인을 생산할 것이라고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가 전했다. 그럼에도 그 역시 생산량을 줄일 것이라고 한다.

아이스와인 생산을 위해 수확을 기다리고 있는 포도송이들. 사진=글로벌뉴스닷캐나다
아이스와인 생산을 위해 수확을 기다리고 있는 포도송이들. 사진=글로벌뉴스닷캐나다

결론은 분명하다. 캐나다산 아이스와인은 올해는 귀하신 몸이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생산량이 적고 품질이 좋으니 더더욱 그럴 것이다.  캐나다산 아이스 와인에 입맛을 들인 한국과 미국, 중국 수요자들이 찾는다면 값이 올라 갈 것임은 능히 짐작할 수 있다. VQA온타리오의 로이 맥도날드 이사가 "고품질 제한된 양의 조합은 2020년 포도주 수요를 높일 것"이라고 장담한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2020년 아이스와인 생산을 위한 포도는 아직 수확되지 않고 있다. 포도넝굴에 매달린 채 찬바람을 맞고 있다. 포도주 생산업체들은 기온이 영하 8도 아래로 내려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포도주 생산업체들은 적게 수확하고도 쏠쏠한 수입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할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역설 아닐까. 

몬트리올(캐나다)=에스델 리 기자 esdelkh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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