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이냐 블루냐,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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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이냐 블루냐, 그것이 문제로다
  • 박고몽 기자
  • 승인 2021.01.03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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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이냐, 블루냐"

캐나다에서 자원이 풍부한 퀘벡주와 알버타주에서 나오고 있는 말이다. 다름아닌 '그린 수소'와 '블루수소'로 탈탄소 시대 에너지 중심이 되겠다는 두 주의 전략을 두고 하는 말이다. 퀘벡주는 그린 수소를, 알버타주는 블루수소를 개발해 수소산업의 중심지가 되겠다는 포부다. 

그린수소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생산한 수소다. 다시 말해 태양광과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로 만든 수소를 말한다. 블루수소는 화석연료로 생산했으나 탄소포집저장장치(CCS)로 온실가스 발생을 없앤 수소다. 화석연료로 만든 수소인 그레이수소에서 그린수소의 중간 단계인 수소다.

캐나다 퀘벡주를 수력발전을 활용한 그린 수소 기지로 만드려는 퀘벡전력공사(하이드로 퀘벡) 소속 차량의 사인보드. 사진=파이낸셜포스트
캐나다 퀘벡주를 수력발전을 활용한 그린 수소 기지로 만드려는 퀘벡전력공사(하이드로 퀘벡) 소속 차량의 사인보드. 사진=파이낸셜포스트

캐나다 퀘벡주는 풍부한 수력발전으로 새산한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만들 수 있다. 이게 그린 수소다. 석유와 천연가스(LNG)가 풍부한 알버타주는 액화천연가스(LNG)를 개질해 그레이수소를 만든다음 탄소포집을 통해 블루수소를 생산하겠다는 야심을 갖고 있다. 수소도 생산하고 에너지 다각화도 추진해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게 알버타주의 복안이다. 

그린 수소는 친환경 발전 전력을 사용하는 탓에 비용이 많이 드는 게 흠이다. 블루 수소는 온실가스를 영구히 제거할 수 없다는 점에서 영속성이 낮은 게 단점이다.

캐나다 연방정부도 캐나다를 세계 수소 공급국으로 만들겠다고 천명했고 캐나다가 세계 시장의 일부라도 차지하면 캐나다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다.

퀘벡주와 알버타주는 각자의 장점을 활용해  캐나다 수소 거점(허브)가 되고 전세계의 탈탄소 움직임 속에서 캐나다에서 맹아기인 산업에서 폴포지션(자동차 경주 시작 무렵의 선두)을 차지하려고 경합중이다. 이는 캐나다의 경제매체 파이낸셜포스트(Financial Post)가 지난해 12월30일 보도한 내용이다. 

FP는 수소는 탄소가 없지만 수소 생산과정은 대개 청정하지 않다면서  탄소 제로 발전원인 수력을 사용하는 퀘벡주 전력회사이자 약 60개의 발전소를 운영하는 세계 4위의 발전회사인 퀘벡주전력공사(이하 하이드로퀘벡)이 명백한 경쟁우위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이드로퀘벡은 2018년 기준으로 캐나다에서 생산한 전력의 3분의 1을 차지했고 하이드로퀘벡이 생산하는 전기의 99% 이상은 재생에너지에서 나오는데 그 대부분이 수력 발전 전기다.

하이드로퀘벡은 지난해 12월8일 몬트리올시 섬인 바렌에 그린수소를 생산하기 위한 88메가와트 규모의 전해조시설을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규모다. 이를 위해 하이드로 퀘벡은 2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설은 전기분해로 수소와 산소를 각각 연간 1만1100t, 8만8000t 생산해 인근에 6억 8000만 달러를 들여 건립중인 바이오퓰 공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 공장은 리사이클이 되지 않는 폐기물을 에타나놀과 메타놀로 전환하는 데 수소를 사용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는 몬트리올의 에네르켐, 쉘캐나다,썬코어에너지, 스위스의 포르만과 함께 개발되고 있다. 대형 전해조와 바이오퓰 플랜트는 오는 2023년 말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이드로퀘벡의 전해조와 바이오퓰 운영 개념도. 사진=하이드로퀘벡
하이드로퀘벡의 전해조와 바이오퓰 운영 개념도. 사진=하이드로퀘벡

프랑스 업체 에어리퀴드( Air Liquide S.A)와 하이드로제닉스도  퀘벡주 베칸쿠흐(Bécancour))에 수전해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에어리퀴드는 베칸쿠흐 시설을 50% 확장할 계획이다.

알버타주는 블루수소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화석연료 생산에서 쌓은 기술력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캐나다는 세계 6위의 천연가스 생산국이고 알버타는 캐나다 천연가스 생산량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자원생산 주다. 알버타주는 에드먼튼과 알버타를 중심으로 캐나다가 공급하는 수소의 3분의 2를 생산한다.

알버타주는 수소분야가 탄소포집기술의 발전과 악전고투하는 석유가스 산업의 숙련 노동자들이 취업할 기회를 제공하는 등  천연가스분야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를 기대하고 있다.  

생산비용에서 블루수소가 그린수소보다 훨씬 낮다는 점에서 현 단계에서는 알버타주가 퀘벡주보다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고 캘거리의 투자중개회사인 피터스앤코(Peters& Co)가 평가했다고 FP는 전했다. 

피터스앤코는 서부 캐나다에는 블루수소의 연료가 되는 천연가스가 풍부하고 연료 운송 인프라가 광범하게 깔려있으며 탄소포집저장(CCS)에도 유리한 지질구조, 규제와 전문 기술력 등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회사에 따르면, 서부 캐나다 지역 블루수소 생산비는 기가쥴(GJ) 당 최저 10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낮다.

FP는 이런 비용상의 우위는 몇년이 지나면 잠식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블루수소는 저생산비 해결방안이자 탄소순제로 혹은 근제로 에너지원으로 유망해질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호평했다.

반론도 있다. 블루수소는 지속가능한 수단이 아니며 단지 일시적인 솔루션이라는 주장이다.

하이드로퀘벡은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데서 나오는 온실가스배출량 탓에 시간이 지나면 블루수소의 매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반박한다.

전기차와 스마트 교통산업 발전을 위한 민관 비영리 기업인  퀘벡주 '프로펄즌 퀘벡'의 사라 오우드(Sarah Houde) 최고경영자 겸 대표이사는 "그린수소는 지속가능하며 퀘벡주에서 이미 성정하기 시작한 스마트 수송체계의 플랫폼이 될 잠재력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우드 대표는 "재생에너지 개발과 이용을 포함한 광의의 녹색 산업에 관한한  퀘벡주는 캐나다를 명백하게 선도하고 있다"면서" 이 산업을 키운다면 퀘벡주 전체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쥐스땡 트뤼도 총리. 사진=쥐스땡 트뤼도 총리 트위터
쥐스땡 트뤼도 총리. 사진=쥐스땡 트뤼도 총리 트위터

캐나다 연방정부는 수소시장이 오는 2050년 12조 달러 기회의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조사회사인 IHS마킷은 오는 2040년대초에는 그린 수소생산이 산업용 전기 소비를 초과하는 최대 전기 소비처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처럼 잠재력이 큰 만큼 퀘벡주와 알버타주가 수소개발에 나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럼에도 '우리경제의 탈탄소화를 위한 수소의 역할에 관한 장기간 지속하는 결정을 내리기 전에 수소의 탄소강도는 생산 방식에 좌우된다'는 펨비나연구소(Pembina Institute)부소장의 말이 울림이 대단히 크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현재 생산하는 수소의 극히 일부만이' 제로탄소'나 '저탄소'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화석연료를 분해해 생산하는 수소는 역시 탄소를 내뿜는다는 사실도 염두에 둬야 한다. 결국 답은 그린수소이며 그런 점에서 퀘벡주가 궁극으로는 승자가 될 것으로 믿어의심하지 않는다.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 clement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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