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자금 1300조 돌파…부동산·주식 '버블'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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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자금 1300조 돌파…부동산·주식 '버블' 키운다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1.01.0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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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협회 약 1년새 280조 급증

시중에 떠도는 단기 부동자금이 1년 사이 무려 300조 원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처음으로  1300조 원도 넘어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초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채 금융시장 주변을 맴돌고 있는 자금이 급증한 것이다. 이 자금은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해 수익을 좇아 부동산이나 주식시장 등으로 쏠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이미 논라이 되고 있는 자산가격 버블(거품)을 더 키울 수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7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단기 부동자금 규모는 지난해 10월 말 기준 약 1369조원으로 나타났다.

단기부동자금은 현금·요구불예금·수시입출식 예금,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종합자산계좌(CMA), 증권사 투자자 예탁금 등을 말한다.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예금을 포괄하는 협의의 통화 M1이 1135조2000억 원, MMF가 146조9000억 원, CD·RP 등이 27조2000억 원, CMA 4조7000억 원, 증권사 투자자 예탁금 55조 원 등이다.

지난 2019년 12월 말 기준 약 1089조 원에서 1년이 채 안 돼 280조 원 가량 늘었다.

 

2020년 11월 말 기준 주요 금융기관 수신. 사진=한국은행
2020년 11월 말 기준 주요 금융기관 수신. 사진=한국은행

시중 유동성에서 단기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주는 광의통화(M2)에서 M1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12월 말 31.8%에서 지난해 10월 말 36%로 급등했다.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대치다.

초저금리 기조 속에서 은행에 돈을 묶어두기 보다는 언제든 꺼내쓸 수 있게 현금성 자산을 확보해두려는 경제 주체들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단기부동 자금은 언제든 부동산이나 주식 등 자산시장으로 쏠릴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대상이다. 이미 부동산과 주식시장은 몰려드는 유동성으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는 6일 사상 처음으로 장중 3000선을 돌파했다.

경제 수장들은 일제히 실물경제와 자산가격 간 괴리 현상을 경고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5일 신년사에서 "부채 수준이 높고 금융·실물간 괴리가 확대된 상황에서 자그마한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하고 "금융 시스템의 취약 부문을 더 세심하게 살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실물·금융간 괴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위기대응 과정에서 급격히 늘어난 유동성이 자산시장으로의 쏠림과 부채 급증 등을 야기할 가능성에 각별히 유의하겠다"고 말했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도 7일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풀린 유동성 관리를 강조했다. 김 차관은 "위기 대응 과정에서 팽창한 유동성이 금융 부문 안정을 저해하지 않도록 세심히 관리하고 위기 대응 조치의 연착륙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차관은 미국 조지아주 상원의원 선거 결과에 따라 미국의 경기부양책, 조세, 금융규제 등 향후 주요 정책 방향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 시장 변동성 확대에 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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